[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가가 치솟으면서 음식료업종에 부담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원당 3월물은 전일대비 3.1% 오른 파운드당 33.5센트로 거래를 마쳤다. 30년래 최고가며, 올 들어 20% 넘게 급등했다.
세계 최대 원당 생산지역인 브라질의 수확량이 급감했고, 설탕 재고량이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향후 설탕값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설탕제조업체
CJ제일제당(097950)은 원가 부담으로 15% 가격인상을 추진하다가 정부의 강한 반대로 유보시킨 상태다.
정부는 밀가루, 설탕, 식용유, 라면, 빵, 분유, 쇠고기, 돼지고기, 마늘, 양파, 계란 등을 가격 감시조사 품목으로 분류해 제품 가격인상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정부 물가안정책..제품가 인상 쉽지 않을 것"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물가안정책으로 음식료제품의 가격인상을 통한 원가부담 전가 가능성이 사전에 차단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는 올 하반기 곡물가격 급등 영향으로 원가부담이 증가해 업종 전반의 이익모멘텀이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지기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경영환경 감안시 제품판가 인상 시점이 지연되거나 제품판가 인상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의 물가관리 의지가 강한데다 최근 제품판가 인상에 대한 소비자의 여론 역시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선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반대로 인상안을 유보해왔으나, 인상폭을 낮춰 1월 이후 가격 인상은 재시도될 것이 유력하다"고 판단했다.
제당 부문 매출원가율이 75~80%에 이르고 이 중 원당이 80%를 차지하는데, 15% 가격을 인상한다면 약 23%의 투입가 상승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또 "환율은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고 원당가격 상승도 최근 둔화되는 추세"라며 "설탕가격 인상률이 한 자릿수 후반만 되더라도 내년 CJ제일제당의 소재식품 마진율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품가 인상 시, 제과·제빵업체 등에 부담 전가
하지만 설탕제품가를 인상하면, 설탕을 많이 사용하는 제과·제빵업체들에게 부담이 전가된다.
이들 업체들은 설탕 뿐 아니라 옥수수, 밀 등 주료 원재료값이 모두 상승해 투입단가가 높아져 부담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기창 연구원은 "옥수수, 소맥, 대두, 원당의 올해 하반기 평균가격은 상반기 평균가격 대비 각각 31.8%, 38.9%, 16.8%, 17.8% 상승했다"며 "내년 상반기 투입되는 곡물 원재료 평균 단가가 올해 하반기 보다 17~40% 상승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지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원재료비 부담이 본격화함에 따라 업종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하고, 곡물가격 이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종목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정성훈 연구원 역시 "내년 음식료 업종 투자전략으로 국내의 저성장과 원가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해외 성장동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의 선별적인 접근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