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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이수화학(005950)의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았던 스마트팜 사업이 위기에 봉착했다. 야심차게 추진했던 신사업은 매년 매출이 쪼그라들고 있고, 중국 현지 법인에서는 대규모 자산손상까지 발생하며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의 업황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스마트팜 부진은 이수화학의 재무 체력을 더욱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이수화학)
스마트팜 매출 33% 급감…37.7억원 손상차손도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수화학의 스마트팜 부문 매출액은 약 22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인 2024년 기록한 33억원과 비교했을 때 33%나 급감한 수치다.
이수화학은 그동안 경북 상주 스마트팜 연물단지 조성과 호주 퀸즈랜드주 스마트팜 구축 프로젝트 등 스마트팜 사업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매출 규모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특히 스마트팜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함에도 불구하고, 투자비용 대비 회수되는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사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에서도 경고등이 켜졌다. 이수화학의 중국 현지 스마트팜 법인인 '신장이수롱쿤농업개발유한공사(이하 신장이수롱쿤)'에서 대규모 유형자산손상차손이 발생한 것이다. 손실 규모는 약 37억 7000만원에 달한다.
이수화학의 중국 현지 법인의 자산가치 하락은 뼈아픈 대목이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시장가치 하락 등으로 인해 자산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아질 경우, 그 차액을 회계상 손실로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회사는 중국시장에서 스마트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현지 스마트팜 시장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며 신장이수롱쿤 법인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돼 손상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부채비율 305%…재무건전성 악화
신사업 부진은 이수화학의 전반적인 재무지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가파르게 상승한 부채비율이다. 2022년 당시 183% 수준이었던 이수화학의 부채비율은 인적분할 등을 거치며 2023년 319%로 두 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어 2024년에는 332%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305%로 소폭 감소했지만, 통상적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 기준으로 삼는 200%를 크게 웃돌고 있어 여전히 부채부담이 매우 과중한 상태다.
기업의 이자비용 감당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 상황은 더욱 부정적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인데, 이수화학은 무려 3년 이상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2년 -0.8배를 시작으로 2023년 -1.64배, 2024년 -1.45배를 기록하며 연속적인 적자 구조를 보였다. 지난해 0.22배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양수 전환에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이자를 갚기에는 역부족인 수준이다.
이처럼 재무 구조가 악화된 상황에서 스마트팜과 같은 신사업이 수익을 내기는커녕 오히려 자산 손상을 일으키며 현금을 축내고 있다는 점은 치명적이다. 주력인 석유화학 부문이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과잉으로 업황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해야 할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조차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법인의 경우, 현지 시장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발생한 37억 7000만원의 손상차손 외에도 남아있는 자산들에 대한 가치 평가가 하향 조정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는 신장이수롱쿤 법인의 부채총계(약 74억원)가 자산총계(약 68억원)를 이미 넘어선 상태인 데다, 현지 가동률 저하와 경쟁 심화로 인해 잔여 유형자산에서 기대할 수 있는 미래 현금흐름(사용가치)이 지속적으로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IB토마토>는 이수화학 측에 스마트팜 사업 부문 중국법인의 손상차손 발생 원인과 철수 가능성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이수화학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 6566억원, 영업이익 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3.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부문의 글로벌 수급 개선으로 이익이 확대됐으며 건설 부문은 손실사업장 종료에 따라 적자가 축소된 영향이 크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