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신태현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세부 보완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매물이 증가와 가격 흐름에 대해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지역별 파급력에 대해서는 다소 온도차를 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완책에 대해 공통적으로 단기 매물 증가와 거래 회복 가능성을 열어주는 조치로 평가했습니다. 가격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핵심지와 외곽 간 양극화, 대출 규제라는 현실적 제약이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 5월 이후에는 중과 부활에 따른 매물 잠김과 금리·보유세 정책 방향,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단기 매물 출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했습니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계약만으로도 중과를 피할 수 있게 되면서 실질적인 매도 가능 기간이 크게 늘어났다”며 “조정대상 지역 내 매물이 상당량 시장에 나오며 단기적으로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중과 부활과 보유세 개편 예고 등 세제 전반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며 “차익실현이나 고령 보유자 매물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 역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은 큰데, 결국 관건은 매매가 실제로 되느냐”라면서 “거래가 활발해지면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고, 설령 급매 몇 건만 소화되더라도 매물이 많이 나오는 것 자체가 가격 하락과 안정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정책 기조가 분명한 만큼 당분간 매물 증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 매도 문의가 늘고 있다는 반응도 감지되지만, 계약 성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노원구 한 중개업소에 붙어있는 매물. (사진=뉴시스)
상승 둔화·제한적 조정 전망…외곽 지역 매물 증가 폭 클 수도
가격 전망과 관련해서는 급락보다는 상승 둔화 또는 제한적 조정에 무게가 실렸습니다.
양 전문위원은 “서울·수도권 핵심지는 구조적인 공급 부족과 대기 수요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매물이 늘더라도 본격적인 가격 하락보다는 거래량 증가와 상승폭 둔화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매물 증가 국면에서 매수 수요도 동반 확대될 수 있어 급매 위주의 가격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단기에 전체 시장 가격을 끌어내릴 만큼의 물량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결국 가격 조정 폭은 금리 흐름과 대출 규제 강도, 보유세 개편 방향, 실수요자의 체감 경기 등 복합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될 경우 매수심리가 일정 부분 지지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금융 규제가 강화되면 거래 위축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역별 영향에 대해서는 차별화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강남3구와 용산구는 잔금 기한이 4개월로, 그 외 신규 조정 지역은 6개월로 차등 적용됩니다.
이에 대해 양 전문위원은 “핵심지는 대체 불가능한 입지 프리미엄이 있어 가격 하방 경직성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오히려 외곽 지역에서 매물 증가 폭이 더 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 교수도 “강남 3구보다는 다른 지역에서 매물이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규제 환경과 자금 조달 여건, 실거주 수요가 지역별 체감온도를 가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서울 핵심지와 외곽,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흐름이 다시 한번 부각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반면 이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가 유지되는 한 지역 간 격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임대 중인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 유예한 조치에 대해서는 거래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송 대표는 “세입자의 조기 퇴거 압박을 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무주택자 매수를 전제로 한 완화라는 점에서 정책적 명분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세시장 불안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매매를 유도하려는 절충적 성격의 조치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주택자의 대출 한도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세보증금 승계가 일부 도움이 되더라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여전히 변수라는 겁니다. 결국 제도적 완화와 금융 여건이 맞물려야 정책 효과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들은 5월9일 이후 중과가 본격 부활하면 매물 잠김(lock-in)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에도 주목했습니다. 중과 부담이 커질 경우 다주택자들이 장기 보유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거래량이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단기 매물 증가 이후 거래 공백과 가격 보합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세제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임대 물량 축소로 이어져 전세시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홍연·신태현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