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LS일렉트릭이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슈퍼사이클’ 수혜로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외형성장과 더불어 지배구조 개선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근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면서도 이사회 규모를 축소해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문턱을 높이는 등 경영권 방어에 집중된 행보를 보이면서 내부 견제기능 강화와 이사회의 운영 효율화는 여전한 과제로 남았습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지난 26일 경기 안양시 LS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S일렉트릭)
LS일렉트릭은 지난 26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수를 5인(사외이사 3인)으로 줄였습니다. 회사 측은 “최근 사업 확대와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이사회에서 논의해야 할 안건의 범위와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이사회 논의의 집중도를 높이고 보다 신속하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위해 이사 정원을 5명으로 조정하는 게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LS일렉트릭은 실제 적극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매년 사무직의 10% 이상을 신규 채용하며 인재를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텍사스주·유타주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수요 확대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증가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성장 기회로 삼았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외형 확장과 달리 내부적인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개선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상법 개정안 시행 전 마지막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추진하면서 경영권 방어 성격의 조치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집중투표제 도입을 앞두고 이사 수를 줄인 것을 두고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문턱을 높인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집중투표제는 주주가 가진 표를 특정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해 소수주주의 이사회 진입 기회를 넓히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이사 수를 축소하면서 외부 인사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도 함께 낮아졌습니다.
이사회 축소에 따른 운영 부담도 커졌습니다. 현재 LS일렉트릭 이사회는 △ESG위원회 △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으로 운영되지만, 이사 수가 줄어들면서 위원회 간 겸직이 불가피해지고 운영 효율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진방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집중투표제는 적어도 한 명은 (외부에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취지인데, 결과적으로 다른 소수주주의 경영 참여를 막은 셈”이라며 “외부에서 내부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고, 내부적으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외부에서 이를 견제하거나 대응할 수단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