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최근 국적 항공기의 잇따른 정비결함으로 항공기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국토해양부가 각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안전관리시스템(SMS) 이행실태 등을 재점검키로 했다.
26일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최근 넉달새 7건의 정비결함이 발생한
대한항공(003490) 항공기가 또 다시 정비결함을 일으켜 인근 공항으로 회항했고, 이륙을 위해 이동하던
아시아나항공(020560) 항공기가 미끄러져 바퀴가 풀밭에 빠지는 등 항공기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오전 6시20분 시애틀에서 이륙해 인천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화물기(B747-400F)가 앵커리지 인근 상공을 날고 있을 때 계기반에 이상신호가 감지됐다.
엔진배기가스 온도가 제한된 650도를 넘어 652도까지 치솟은 것. 이에 기장은 4개의 엔진중 1번 엔진을 끄고 3개의 엔진으로 운항해 인근 앵커리지 공항으로 회항했다.
이번에 회항한 항공기는 화물기지만 최근 잇따라 정비결함을 일으킨 대한항공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의 항공기 정비시스템에 전반적인 문제점이 생긴 것 아니냐는 불안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기는 지난달 18일 마드리드발 인천행 B777기는 전기릴레이 부분의 고장으로 엔진시동이 걸리지 않아 출발이 14시간이나 지연됐고, 열흘 뒤인 28일 시카고발 인천행 B747-400기는 승객을 모두 태우고 계류장을 떠나던 중 날개에서 연료가 새는 것을 정비사가 발견해 급히 계류장으로 되돌아갔다.
또 지난 4일 니이가타행 인천발 B737기의 정비불량으로 5시간40분이나 출발이 늦어졌고, 다음날인 5일에는 인천에서 뉴욕으로 가던 B777기의 정비결함이, 지난 9월3일 이루크르츠발 인천행 B747기는 비행중 한쪽 엔진이 정지돼 가까운 베이징공항으로 회항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최근 위험천만한 사고를 당했다. 지난 21일 오전 파리발 인천행 아시아나 항공기가 샤를드골공항에서 이륙준비를 위해 유도로를 따라 이동하다 미끄러지면서 여객기의 바퀴가 풀밭에 빠지면서 항공기 출발이 이틀이나 지연됐다.
이밖에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 소속 항공기는 최근 비행중 조류와 충돌했지만 다행히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처럼 국적 항공기의 정비결함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자 항공기 이용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매월 한 차례 정도는 항공기를 이용해 해외 출장길에 오르는 직장인 유인정씨(34)는 "솔직히 불안하다"며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정비결함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면 불안해서 항공기를 이용해야만 하는 출장길이 두려워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국토부는 27일부터 6개 국적항공사를 대상으로 항공기 사고 예방을 위한 잠재 위험요인 관리·자체적인 안전조사와 평가 등 항공사의 자율적 안전관리시스템(SMS :Safety Management System)에 대한 이행실태와 안전취약분야에 대한 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오는 27일 아시아나항공을 시작으로 내년 1월10일 이후에는 대한항공, 내년 2월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 내년 3월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에 대해 순차적으로 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1999년 이후 국적항공사의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등 국가적 항공안전수준은 높아졌으나 크고 작은 항공기 고장과 이에 따른 결항·지연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점검을 통해 잠재된 위험요인을 정확히 진단·개선하는 등 현재의 항공안전 수준을 한단계 향상 시키겠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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