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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SC제일은행이 파생상품 비중을 줄여 변동성을 상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자칫 매매 목적의 파생상품이 규모가 커 손익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글로벌 본사 거래, 여신 내에서 가계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 등 구조적으로 일반 시중은행과 수익 모델이 상이한 탓에 통화 관련 파생 상품 규모를 줄이는 등의 대처 방안을 찾은 모양새다.
(사진=SC제일)
파생상품 비중 커…시중은행 대비 약 10배
6일 SC제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총자산은 92조4300억원이다. 전년 말 86조850억원 대비 증가했다. 특이한 점은 파생상품의 비중이 타행 대비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SC제일은행의 자산에서 파생상품의 비중은 14.1%다. 전년 말 22.4%에 비하면 줄었으나 여전히 현금·예치금과 유가증권을 넘어섰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이 0.9%에서 1.5% 등 파생상품의 비중을 1%대 내외에서 조절하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포트폴리오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의 최우선 가치는 안정성으로,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다.
파생상품이란 기초 자산의 가치에서 파생된 금융상품이다. 선물과 옵션, 스왑, 선도계약이 포함된다. SC제일은행은 일반 시중은행보다 파생상품 거래를 많이 하는 구조다. 내부 거래를 비롯 외국계 금융사와 파생상품 거래가 많은 만큼, 대출채권 비중이 비교적 낮고 기타자산 비중이 높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05년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 계열에 편입되면서 2016년 제일은행으로 브랜드명을 변경했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소매금융을 취급하는 외국계 시중은행이다. 시중은행과는 달리 글로벌 본사와의 외환과 금리 거래량이 크기 때문에 파생상품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SC제일은행의 파생상품 거래 규모는 총 1443조1431억원이다. 기초자산별로 보면 이자율 기초 파생상품이 994조7522억원으로 가장 크다. 이어 통화 기초 파생상품이 431조6741억원, 국내 증권사와 스탠다드차타드계열사 간의 신용파생상품거래규모가 5조1375억원으로 뒤를 잇는다.
특히 거래 형태별로 위험회피회계적용 거래와 매치거래, 매매목적 거래로 나눴을 때도 매매목적 거래 값이 가장 컸다. 위험회피거래는 리스크를 줄이려는 목적이며, 매치거래는 고객 거래를 그대로 맞추는 거래, 매매목적은 주로 수익을 위한 트레이딩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기준 형태별 거래 잔액은 위험회피회계적용거래 1조3110억원, 매치거래 159조5104억원, 매매목적거래 1282조3217억원이다. 특히 매매목적거래의 비중이 큰데, 위험회피수단으로 지정되지 않은 파생상품의 공정가치 변동은 즉시 당기손익으로 인식한다.
실적 변동성 노출 확대에 '전략 변화'
환율에 대한 변동성도 크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외환과 파생수요 증감에 따라 파생상품자산과 부채 규모가 갈린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경우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의 환헤지 수요가 커지면서 파생상품 계약이 증가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포지션에 따라 자산과 부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이다. 수익과 리스크가 동시에 증가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SC제일은행은 파생상품 거래 기준액 규모는 늘렸으나, 자산과 부채 규모는 줄이면서 관련 리스크는 축소시키고 있다. 특히 매매목적으로 분류된 통화 관련 파생상품 자산과 부채를 모두 대폭 줄였다. 지난해 말 통화관련 파생상품 자산은 7조8943억원, 부채는 7조5961억원이다. 전년 각 14조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규모는 축소됐지만 평가순이익은 늘었다. 변동성과 함께 평가 손실도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통화 관련 파생상품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은 6조1587억원, 손실은 5조7942억원이다. 전년 평가이익과 평가손실의 차 대비 순이익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매목적 이자율, 통화 관련 파생상품은 줄인 대신 신용, 상품관련 파생상품 규모는 키웠다. 특히 상품관련 파생상품 자산을 불렸다. 지난해 SC제일은행의 매매목적 상품 관련 파생상품 자산은 1262억원으로 전년 말 409억원에서 세 배 가량 확대됐다. 상품 관련 파생상품이란 원자재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금이나 원유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파생상품 관련 리스크는 일부 해소했으나, 대출채권에서 발생하는 이자이익의 축소도 대비해야 한다. 안정성이 낮은 파생상품에서 손실이 날 경우 이자이익이 기반이 돼 줘야 하기 때문이다. SC제일은행의 가계여신 비중은 총 여신에서 약 64%를 차지한다. 특히 가계 여신 포트폴리오가 주택담보대출 중심인 것이 문제다. 지난해 말 SC제일은행의 기업여신은 31.1%에 불과하다. 특히 영업이익 자체가 급감해 지난해 영업이익은 3380억원, 당기순이익은 14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5290억원과 3330억원에서 반토막 난 수준이다.
<IB토마토>는 SC제일은행 관계자에 파생상품에 따른 외형 변화 대응과 수익성 개선 방안에 대해 문의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