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편과 리서치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 분석 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대상 리포트는 여전히 코스피 대비 30% 수준에 머물렀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 분석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코스닥 시총 1위 자리가 연일 뒤바뀌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투자 판단을 뒷받침할 정보는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종목보고서(요약·영문·삭제·독립리서치 제외)를 집계한 결과 정책 발표 이전 1년(2024년 12월19일~2025년 12월18일) 동안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발간된 리포트는 총 1만7397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 상장사 대상 리포트는 5592건에 그쳤습니다. 코스닥 리포트 규모는 코스피의 약 32% 수준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19일 '코스닥 활성화 종합 대책'을 발표하며 시장 경쟁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코스닥 시장을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로 구분하는 구조 개편과 함께 모험자본 공급 확대, 리서치 활성화를 통해 투자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특히 코스닥 기업 분석 리포트를 확대해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늘리겠다는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정책 발표 전후를 비교해 보면 코스닥 리서치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2월19일부터 올해 4월6일까지 코스피 상장사 대상 리포트는 4570건 발간됐지만 코스닥 리포트는 1610건에 머물렀습니다. 코스닥 리포트 규모는 여전히 코스피 대비 약 35% 수준입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기준으로 보면 격차는 더 크게 나타납니다.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경우 정책 이전 1년 동안 총 1664건의 리포트가 발간돼 월평균 약 139건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코스닥 상위 종목 리포트는 235건으로 월평균 약 20건에 그쳤습니다.
정책 이후에도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 리포트는 총 500건으로 월평균 약 140건 수준을 유지했지만 코스닥 상위 종목 리포트는 63건으로 월평균 약 18건에 머물렀습니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기업 분석 환경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도 시총 1위는
삼천당제약(000250),
에코프로(086520),
알테오젠(196170),
에코프로비엠(247540) 순으로 빠르게 교체됐습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른 뒤 31일까지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당시 경구 인슐린 개발 기대감으로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서며 한때 '황제주'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후 주가 조정이 이어지면서 시총 1위 자리에서 내려왔고 현재는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와 알테오젠 등이 치열한 순위 경쟁을 이어가는 흐름입니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변수와 업종별 투자 모멘텀이 맞물리면서 상위 종목 간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기업 분석 리포트는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스닥 기업의 폐쇄적인 기업설명(IR) 환경과 분석 여건 부족이 리포트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닥 기업의 경우 부정적인 의견이 담긴 리포트가 나오면 기업과 마찰이 생기거나 자료 협조가 제한되는 사례도 있다"며 "기업 협조 없이 심층 분석을 진행하기 어려운 구조가 리서치 공백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코스닥 종목의 경우 리포트 자체가 많지 않아 투자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기업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지만 리서치 환경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을 키우려면 기업 분석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며 "리서치 인프라가 개선되지 않으면 투자 판단 공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