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협력사 대규모 직고용 결단…'위험의 외주화' 근절 의지

협력사 직원 7000명 고용…세부안 추후 안내
지난해 제철소 산재 4건…안전관리 혁신 일환
안전관리 책임 원청 중심…사고 예방 가능성↑
인건비 부담 지적에…“사회적 측면서 더 이득”

입력 : 2026-04-08 오후 3:09:02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포스코그룹이 조업 지원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기로 하면서, ‘위험의 외주화’ 근절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지난해 그룹 내 잇따른 산업재해 사고로 곤욕을 치른 만큼, 이번 직고용 결정은 안전관리 책임 체계를 원청 중심으로 재정비하려는 조치입니다. 철강산업 불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직접고용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고정비 부담 증가를 감내하겠다는 결단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 생산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직접 고용하는 로드맵을 마련하고, 순차적으로 계약을 추진하겠다고 지난 7일 밝혔습니다. 본사 직원으로 전환할 직군을 선별하고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와 업무 분담 등을 정비한 뒤 단계적으로 채용 전환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구체적인 전환 대상과 방식, 일정 등 세부 사항은 추후 안내할 예정입니다.
 
포스코의 이번 결정은 직접고용을 통해 ‘위험의 외주화’ 구조를 해소하고, 안전관리 책임 체계를 원청 중심으로 재정비하려는 조치로 풀이됩니다. 앞서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에서는 지난해 3월 포항 냉연공장 끼임 사망사고, 7월 광양 소결공장 추락사고, 11월 포항 소둔산세공장 유해가스 사고, 같은 달 STS 4공장 가스 흡입 사고 등 모두 4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5명이 숨졌습니다.
 
이처럼 제철소 내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안전관리 혁신 계획을 발표하고 장인화 회장 직속 ‘그룹 안전특별진단 TF’를 출범시켰습니다. 이어 9월에는 회장 직속으로 안전·미래 신사업·커뮤니케이션 등 3개 분과로 구성된 ‘안전혁신·미래전략 자문위원회’도 설치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조치에도 산재가 이어지면서, 포스코는 하청 노동자를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 안전사고 예방에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위험의 외주화’ 근절을 통한 안전관리 혁신의 일환”이라며 “지난해 8월 포스코그룹이 밝힌 ‘다단계 하청 구조를 포함한 하도급 문제의 근본적 개선’ 방침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룹 차원의 안전 원칙과 의지를 구체화한 조치”라고 덧붙였습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58기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직고용 추진은 전문가들로부터도 후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산업현장 사고가 주로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집중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직접고용은 ‘위험의 외주화’ 구조를 완화할 수 있는 전향적 조치”라며 “원청의 관리 책임 강화와 안전사고 예방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경영 부담 확대가 향후 숙제로 남을 수 있습니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35조110억원, 영업이익 1조78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5%대에 그쳤습니다. 철강산업 불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직접고용 확대에 따른 인건비 및 고정비 상승이 경영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단기적 비용보다 더 큰 장기적 이점이 있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직접고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소송과 노사 갈등, 기업 이미지 등에 따른 비용까지 감안하면 단순히 인건 비용 증가만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라며 “숙련 인력의 내재화를 통해 장기적으로 생산성과 조직 안정성 측면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적지 않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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