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덮친 LCC…엔데믹 특수 끝나자 ‘생존’ 걱정

제주·에어프레미아, 적자 전환
티웨이, 작년 부채율 3498.7%
이스타도 2년 연속 영업손실로

입력 : 2026-04-10 오후 2:52:01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코로나19 이후 폭발한 여행 수요로 반짝 실적 개선을 누렸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다시 생존을 걱정하게 됐습니다. 이미 엔데믹 이전부터 이어진 출혈 경쟁으로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급등까지 겹치며 ‘버티기’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전쟁 장기화 시 재무구조가 취약한 일부 LCC를 중심으로 시장 퇴출이나 인수합병(M&A) 등 구조 재편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단 규모가 60대 이상을 갖추게 될 ‘통합 진에어(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를 제외한 국내 주요 LCC들의 지난해 재무 상태는 전반적으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티웨이항공·제주항공·에어프레미아·이스타항공 등의 2024~2025년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보면, 상당수 항공사가 적자 전환하거나 손실 폭이 확대되는 등 수익성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7982억원으로 전년(1조5368억원) 대비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영업손실은 2654억원으로 전년(123억원) 대비 2000% 이상 확대됐고, 당기순손실도 3383억원에 달했습니다. 부채비율 역시 1798.9%에서 3498.7%로 치솟으며 자본잠식 우려가 커졌습니다.
 
제주항공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8.5% 감소한 1조5799억원을 기록했고, 79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전년과 달리 11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에어프레미아 역시 2024년 409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지난해 321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했습니다. 특히 2024년 말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올해 9월까지 자본잠식률을 50% 이하로 낮추지 못할 경우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소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최대 주주인 이스타항공도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4년 당기순손실은 253억원으로 전년(537억원)과 비교해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수익성 회복과는 거리가 있는 상황입니다.
 
LCC들은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 회복으로 실적이 일시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근본적으로는 과도한 운임 경쟁에 따른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취약한 체력이 이번 중동발 유가 급등으로 한꺼번에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재무 여력이 부족한 LCC일수록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시장 재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한 항공사 고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수요는 늘었지만 LCC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운임이 지나치게 낮아진 상황이 지속돼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가 급등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버틸 수 있는 체력이 한계에 온 곳들이 적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자본잠식률이 급격히 높아지거나 유동성 위기를 버티지 못하는 항공사들이 나오면서, 결국 일부는 매물로 나오거나 시장에서 정리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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