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미국과 이란이 전쟁 협상 시한을 불과 88분 앞두고 전격 휴전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도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최근 유가 급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온 항공업계에서는 연료비 부담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다만 이번 휴전이 불과 2주간인 데다 종전 협상 결과에 따라 국제유가가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커 항공사들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습니다. 8일(현지시각) 런던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14.52달러(13.29%) 떨어진 배럴당 94.7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최근 100달러선을 넘보던 국제유가가 단숨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유가가 안정될 조짐을 보이면서 그동안 연료비 부담에 시달려온 항공업계에서도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최근까지 이어진 고유가와 고환율이 여객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항공사 실적 개선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해 왔기 때문입니다.
실제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외 항공 여객 수는 3344만754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최대 기록이었던 2019년 1분기(3056만9932명)보다도 9.4% 늘어난 규모입니다.
문제는 여객 수요가 늘어도 수익성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항공업계는 특히 노동절이 공휴일로 확정되면서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여행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급등한 유가와 고환율이 겹치며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왔습니다.
이에 항공사들은 이달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하고,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운항 편수를 줄이는 등 실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휴전을 낙관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오는 10일부터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본격적인 종전 협상에 들어갈 예정인데, 협상 결과에 따라 국제 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역시 다시 1500원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해 항공업계의 부담 요인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 설령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돼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고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더라도 항공유 공급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해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더라도 항공유 공급이 회복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극적으로 휴전이 이뤄졌지만 한 달 이상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였던 상선들이 단기간에 모두 정상 운항을 재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고유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항공사들의 운항 감축 기조도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