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화성PF 사업장 잔여재산 증권사 399억 배분 진통

'동탄 큰손' 시행자들, 확정 이익금 두고 16개 대주단과 대립
부실 PF 공매하고도 정산 지연…길어진 분쟁에 합의 절차 돌입

입력 : 2026-04-16 오후 3:35:54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1200억원대 자산유동화대출(ABL)이 얽혔던 화성시 주상복합건물 신축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이 건물 공매 처분을 거쳐 잔여재산 배분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공매를 통한 자금 회수(Exit)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16개 금융회사 대주단과 초기 사업 주체인 시행자들이 대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양측은 어렵게 합의 정산 절차에 돌입했지만 서로 간의 셈법이 복잡합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 일대에 들어선 주상복합건물입니다. 지난 2006년 시행자(3명의 개인 지주)들이 해당 부지를 보유한 상태에서 시공사와 동업 약정을 맺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2010년 건물이 완공되는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수혈됐습니다. 16개 금융사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12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대출(ABL)을 일으켜 사업에 참여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이 대주단의 자금을 관리하고 권리를 대리하는 1순위 우선 수익자로 나섰고, 해당 부동산의 보관 및 처분 권한은 수탁자인 무궁화신탁이 맡는 구조로 흘러갔습니다.
 
그러나 준공 이후 분양 및 임대 실적 부진 등으로 해당 사업장은 결국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기한이익상실(EOD)에 빠져 신탁사 공매 시장에 매물로 넘겨졌습니다. 길었던 표류 끝에 이 건물이 공매를 통해 약 399억원에 최종 매각되면서 대주단의 자금회수(엑시트)에 숨통이 트이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이 남은 매각 대금을 '누가 먼저,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를 두고 20년 전 초기 사업을 주도했던 시행자들과 대주단이 오랜 분쟁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갈등은 총 500억원 규모였던 시행자의 '확정 개발이익금' 정산 순위 다툼입니다. 시행자 측은 이 중 미지급분인 49억원을 공매 대금에서 우선적으로 지급받길 원합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 측은 대주단의 대출금(공사비 채권 등) 상환이 먼저이며, 시행사의 개발이익금은 후순위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앞서 시행자들이 해당 건물의 임대수익을 먼저 챙겨간 사실이 있어, 설령 지급할 몫이 있더라도 그들이 무단 수취한 임대수익만큼은 반드시 공제(상계)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대주단과 대립하는 시행자들은 단순 개인사업자들이 아닙니다. 이들 중 핵심 인물들은 화성, 동탄, 평택 일대에서 다수의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디벨로퍼들로 파악됩니다. 주식회사 원희캐슬, 주식회사 랜드박스, 주식회사 제이에스파트너 등 다수의 대형 부동산 개발 법인을 소유·운영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현금 동원력을 보유한 자산가 그룹이 대형 금융사들을 상대로 개발이익금 회수에 나서 주목됩니다.
 
양측은 다수의 소송에 얽혀 분쟁이 길어진 만큼, 최근 법원에서 일괄 합의를 위한 조정 절차를 거칠 것으로 관측됩니다. 남은 정산 금액을 두고 분쟁을 이어갈 경우 양측 모두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실익이 없다고 보고 법원이 중재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오랜 분쟁 과정에 양측의 불신이 쌓여, 합의가 어그러질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부동산 PF 시장에서 자산의 공매 매각은 통상적으로 자금 회수의 마침표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는 매각 이후에도 이해관계 당사자 간 약정이 복잡할 경우 수익 정산을 두고 청산이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한편, NH투자증권은 최근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선제적으로 줄이며 부실 사업장 공매 처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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