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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6일 16:4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디스플레이 제조 전문 기업 넥사다이내믹스(옛
에스에이티이엔지(351320))가 4년 연속 영업 적자 속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렸다. 총 245억원 규모로 이를 위해 전환사채(CB)까지 발행했다. 심지어 매출이 '0'인 자본잠식 법인 주식을 현금 대신 건네받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도 전년 대비 57% 감소한 상황이라 재무부담도 적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게다가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부담은 물론이고 모두 4개 회차 CB 발행을 이틀 간격으로 공시하면서 희석 효과 파악도 어렵게 설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사다이내믹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2.5% 상승한 130억원, 영업손실은 48.5% 증가한 95억원이다. 2022년 영업적자를 기록한 회사는 지난 2023년 영업손실 65억원·순손실 74억원, 2024년 영업손실 64억원·순손실 94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누적되며 지난해 말 결손금은 235억원까지 쌓였다. 지난해 매출총손실 43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원가가 매출을 초과했다. 매출원가율은 133.1%다.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다.
(사진=넥사다이내믹스)
CB 발행해 자본잠식 기업 지분 취득
이 같은 상황에서 회사는 지난해 말 자본총계 212억원를 초과하는 245억원 규모의 신사업 투자를 결정했다. 엘브이넥서스 지분 45%(45억원)와 더스타파트너 지분 100%(200억원)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투자 목적은 '신사업 진출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다.
하지만 오디오물 출판·원판 녹음업이 주력인 엘브이넥서스는 지난해 설립된 법인으로 2025년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0원, 순손실은 11억9600만원이다. 더스타파트너는 어워즈·아티스트 공연 기획 사업을 영위하며, 지난해 매출 59억4300만원, 순이익 2억3700만원을 기록했다. 두 기업 모두 넥사다이내믹스 본업인 디스플레이 제조와는 접점이 없다.
넥사다이내믹스는 지분 인수 관련 18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회사는 ▲4회차 CB(타법인 증권 취득·45억원) ▲5회차 CB (타법인 증권 취득·85억원) ▲6회차 CB (신사업 운영자금·20억원) ▲7회차 CB (신사업 운영자금·30억원) 등 자금 활용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총 180억원의 CB 가운데 실질적인 현금 유입이 수반되는 것은 신사업 운영자금 명목의 6회차(20억원)와 7회차(30억원)뿐이다. 4회차(45억원)와 5회차(85억원)는 납입 방법이 '현물 대용납입'이다.
4회차 CB(45억원)는 엘브이넥서스 지분 45% 취득을 위해 발행됐다. 인수자는 비에스유니버스(25억원)와 넥스트엘브이(20억원)다. 이 두 회사는 보유 중인 엘브이넥서스 보통주 45만주(지분율 45%)를 현물로 납입하는 방식으로 CB를 취득했다. 넥사다이내믹스 입장에서는 CB를 발행하고 자본잠식 법인 주식을 받은 셈이다. 게다가 CB 인수 법인 모두 자본잠식 상태라 이달 예정인 납입 여부도 미지수다.
5회차 CB(85억원)는 더스타파트너 구주 매도자인 김진만(35억원)·정철웅(40억원)·하지원(10억원)이 더스타파트너 주식을 대용납입하는 방식을 썼다. 이 역시 현금 없이 주식과 CB를 교환한 것이다. 결국 넥사다이내믹스가 현금 대신 CB라는 부채를 발행하고, 대가로 현물 자산을 취득한 것이다. 회사에 유입되는 실질 자금 없이 재무제표상 주식, 부채를 동시 인식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넥사다이내믹스 관계자는 컨텐츠 커머스 신사업 진출 과정에서 발행한 CB가 향후 재무 부담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 부담 요인은 있지만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서 수익성을 제고할 경우 이 같은 부담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복수 회차 CB 일괄 발행…지분 희석 효과 파악 어려워
넥사다이내믹스가 신사업 투자 명목으로 단기간 내 복수 회차 CB를 일괄 발행키로 한 점도 주의가 요구된다. 회사는 이달 13~14일 이틀 사이에 4·5·6·7회차 CB 발행을 동시 결정했다. CB 발행에 대한 시장 반응이 나오기도 전에 추가로 발행하면서 지분 희석 효과 파악이 어려워졌다.
실제로 4~7회차 CB가 모두 보통주로 전환된다고 가정할 경우 14일 기준 넥사다이내믹스 주식 총수의 39.85%가 신규 상장될 수 있어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보유 주식 가치가 상당 부분 희석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넥사다이내믹스의 신사업 투자가 본업 경쟁력 회복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4년 연속 적자 기업이 현금 유입 없이 부채와 희석 우려만 키우면서 자본잠식 법인들과 복잡하게 얽힌 거래를 감행, 기존 주주에게 불리한 환경이라는 평가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회사가 본업과 큰 접점없는 신사업 명목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는 향후 기업 재무 상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며 "최악의 경우 회사가 신사업 운영에 집중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업 운영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