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기로…노사 ‘정면충돌’

사측 ‘가처분 신청’ 에…노조 “불법은 없어”
‘매일 1조씩’…파업 기간 20조 손실 가능성
“삼성 노사갈등, 국가·타 기업도 영향” 우려

입력 : 2026-04-17 오후 2:50:29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성과급 한도를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사측이 쟁의행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위법쟁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이어, 노조도 5월 총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생산라인이 일시적으로만 멈춰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5월 총파업이 실현될 경우 수십조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나아가 이번 갈등이 개별 기업을 넘어 다른 기업과 국가 경제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3일로 예정된 집회와 5월 총파업(5월21일~6월7일)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초기업노조는 7만5000명을 넘어섰고, 80%가 DS부문”이라며 “이번 집회 참여는 대략 3만~4만명으로 예상한다. 총파업 역시 그 연장선”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노사는 최근 수차례 임금협상을 진행했지만, 성과급 재원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DS부문 메모리 사업부 기준 1인당 평균 5억원 상당의 성과급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배분 및 성과급 상한(기존 연봉의 50%) 폐지 등 일회성이 아닌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협상 합의가 불투명해진 데다, 노조 측이 총파업까지 예고하면서 사측은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10일 사원 노조 가입 여부 등의 명단이 유출된 이른바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고, 전날에는 쟁의행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영상의 손실과 위법 행위 요소를 방지하기 위한다는 이유로 수원지방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이에 노조 측은 집회 및 총파업 과정에서 불법적 요소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최 위원장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분명히 잘못됐고, 회사가 수사 의뢰를 한 만큼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회사에 전달했다”면서 “(생산)라인 점거는 불법이다. 점거할 생각이 없다. 파업은 모든 조합원이 참여하는 거고, 근로를 제공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서울 강남역의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노사 갈등이 법적 공방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업계는 파업으로 벌어질 피해 규모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300조원으로, 파업으로 18일간 생산 차질이 불거질 경우 하루당 1조원씩 총 20조원에 육박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기에 생산라인이 한 번 멈춰선 후 재가동까지 추가 정비가 필요한 만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파업 과정에서 대형사고 및 안전 피해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핵심 인력의 부재로 추가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노조 측은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 사측과 협의한 대로, 파업 중에도 안전보호시설 유지를 위한 협정근로자를 제외한 인력만 파업에 참여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갖는 위상을 감안했을 때, 이번 성과급 협상의 결과가 기업 전반으로 미칠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논쟁은 기업과 노조뿐만이 아니라 주주와 채권자, 국가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영업이익에서 성과급과 각종 이자, 세금도 엮여있기 때문”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한국에서 가장 핵심적인 기업으로 다른 기업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에 그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신중하고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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