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법원이 지난달 열린
고려아연(010130) 정기 주주총회의 의결권 집계 과정 전반을 검증해야 한다는 영풍·MBK 파트너스 연합의 신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주총 당시 실물 투표용지는 물론 의결권 산정 로직이 담긴 전산 데이터까지 법원에 제출돼 객관적인 검증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제52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6-7단독(이은희 부장판사)으로부터 증거보전 신청 인용 결정을 송달받았다고 17일 공시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지난 2일 신청인이 제기한 증거보전 신청에 대해 법원이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과입니다.
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결정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지정된 증거물을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보전 대상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52기 정기 주총과 관련해 회사가 소지하고 있는 자료 일체입니다.
제출 목록에는 공증된 의사록을 비롯해 안건별 찬성·반대·기권 등 의사표시가 담긴 중간집계표와 최종집계표가 포함됐습니다. 또한 주주들로부터 제출받은 참석장, 위임장, 철회서 및 주총에서 사용한 모든 투표용지가 담긴 봉인 상자도 제출 대상입니다. 해외 주주들의 의결권을 보정한 방식에 관한 근거 엑셀 파일과 총회 진행 상황이 담긴 녹음·녹화물, 의결권 집계를 위해 이용한 서비스의 데이터베이스(DB) 덤프 파일 등도 포함됐습니다.
법원의 이번 인용 결정은 주총 절차의 정당성을 법적으로 다퉈볼 마지막 기회를 열어줬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이미 이사진 재편이 완료돼 경영 활동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뒤늦게 증거 확보를 통해 반전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행보가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업계에서는 영풍·MBK 연합이 본안 소송을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록 검증에 나섰다는 분석과 함께,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할 경우 소모적인 법정 공방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