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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20일 14:2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담합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삼양사(145990)가 지난해 직원 수를 줄이고 인건비를 절감한 반면 경영진 보수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혐의로 과징금 제재를 받은 타사는 오너 보수를 줄이고 급여를 늘리는 등 비용 조정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사는 지난해 실적 악화로 현금 부담이 커진 가운데, 비용 절감 방식을 두고 책임경영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다.
(사진=삼양사)
과징금 부과 앞두고 현금 부담 커지는데 실적도 하락세
2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삼양사는 최근 기업 간 거래(B2B)에서 약 4년간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위에서 과징금 1303억원을 부과 받았다. 이에 재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삼양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0억원으로, 과징금은 약 64%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FCF)도 1121억원으로 전년 1599억원 대비 약 29.9% 감소했다. 과징금 규모가 연간 잉여현금흐름을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현금 부담을 앞둔 상황에서 회사 실적은 뒷걸음치고 있다. 삼양사 지난해 매출액은 2조 5625억원으로 전년 2조 6718억원 대비 4.1%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117억원으로 전년 1335억원 대비 16.3% 떨어졌다.
이는 공정위 제재에 따른 판매가 인하 등으로 인한 외형 감소가 주요인이다. 앞서 삼양사는 공정위 제재에 따라 최근 소비자용(B2C) 및 업소용(이하 B2B)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4~6% 인하를 결정했다. 특히 해당 제품군은 전체 매출의 약 40%대를 차지하는 핵심 제품으로 매출에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판관비와 원가도 동시에 상승해 마진을 압박했다. 2024년 대비 2025년 판관비율은 14.1%에서 14.7%, 원가율은 80.87%에서 80.93%로 올랐다.
배당 축소와 급여 절감에도 경영진 보수는 '증가'
실적이 악화된 지난해 삼양사는 인건비를 중심으로 비용을 줄였다. 급여 총액은 865억원에서 833억원으로 줄었고, 퇴직급여는 79억원에서 73억원으로 감소했다. 교육훈련비 역시 14억원에서 12억원으로 축소됐다. 전반적으로 인력 및 보상 관련 지출을 줄이는 방향의 비용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직원 수 또한 2024년 1263명에서 2025년 1257명으로 줄였다.
배당금도 줄었다. 삼양사의 배당금은 2024년 221억원에서 2025년 218억원으로 1.4% 감소했다.
반면 오너 일가 및 경영진 보수는 증가했다. 김량 삼양사 부회장은 2024년 31억원에서 2025년 32억2800만원으로 보수가 늘었고, 김원 부회장도 같은 기간 31억원에서 32억2900만원으로 증가했다.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김건호 사장의 보수는 2024년 5억 6400만원에서 2025년 9억 3000만원으로 64.9% 늘었다. 반면 삼양홀딩스 직원 보수는 7454만원에서 7055만원으로 5.3% 감소했다.
이 같은 비용 조정은 같은 사안으로 제재를 받은 다른 기업들과는 상이한 모습이다. 지난해 과징금 1273억원을 부과 받은 대한제당은 2025년 급여를 292억원에서 312억원으로 늘리고 복리후생비도 40억원에서 45억원으로 확대했다. 과징금 1506억원을 부과 받은 CJ제일제당은 손경식 회장의 보수를 2024년 82억원에서 2025년 67억원으로 줄였다. 특히 CJ제일제당은 같은 기간 삼양사처럼 외형 감소와 영업익 하락이 동시에 일어난 점을 감안하면, 삼양사의 책임경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삼양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임원 보수는 이사회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경영성과, 역할과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된다"며 "기본급의 경우 임원도 일반직원과 동일하게 매년 일정 기준에 따라 정기적으로 조정되고 있으며, 지난해 보수 역시 이러한기준에 따른 통상적인 인상 수준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징금은 현재 확정 금액이 아니라 재무제표에 관련 기준에 따라 예상 범위 내에서 반영된 사항이다. 인건비 항목의 감소는 별도의 비용 절감 조치를 시행한 결과라기보다는 전년 대비 직원 수 변동 등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타난 변화"라며 "아직 공시 전이지만 지난해 실적이 반영된 성과급은 경영환경을 고려해 큰 폭으로 조정돼 지급됐다"고 부연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