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OTT에 종속…"FAST로 유통·광고·채널 재편 필요"

OTT 포화 속 FAST 급성장…글로벌 채널 2년새 50% 확대
콘텐츠만으론 한계…광고·유통 결합 구조 전환 요구
자막·더빙 비용·광고시장 부재…현장선 "구조가 문제"

입력 : 2026-04-21 오후 5:46:2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수익과 유통 주도권은 여전히 글로벌 플랫폼에 넘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포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콘텐츠 중심 전략을 넘어 채널·광고·유통을 결합한 구조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OTT 시대 FAST의 등장과 미디어 시장 변화 전망·정책 제언 세미나에서 김정섭 성신여대 교수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은 K-콘텐츠 글로벌 확장의 다음 단계"라며 "스마트TV 기반으로 20억명 이상의 시청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전 세계 스마트TV 보급 대수는 약 15억대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 FAST 잠재 시청자는 20억명 이상으로, 기존 OTT 가입자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김 교수는 "지상파·케이블 중심 방송 구조로는 글로벌 확장에 한계가 있다"며 "FAST는 콘텐츠를 직접 글로벌로 송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송망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FAST 확산 속도도 빠릅니다. 그레이스노트에 따르면 FAST 채널 수는 2023년 중반 약 1100개에서 2025년 초 1700개 수준으로 늘어 2년 사이 50% 이상 증가했습니다. 옴디아에 따르면 시장 규모가 2023년 63억달러에서 2027년 120억달러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장 구조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은 구독과 광고를 결합한 구조로 전환하고 있고, 로쿠와 플루토TV는 FAST 기반 무료 모델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 등은 OTT와 FAST를 병행하는 이중 구조를 구축한 상태입니다.
 
한국OTT포럼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OTT시대 패스트(FAST)의 등장과 미디어 시장 변화 전망·정책 제언 세미나를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반면 국내 OTT 시장은 성장 한계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안정상 한국OTT포럼 회장은 "국내 OTT 시장은 가입자 포화와 투자 여력 한계로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구독 중심 모델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광고 기반 모델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FAST는 단순 서비스가 아니라 미디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요소"라며 "콘텐츠·플랫폼·광고를 결합한 생태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기술보다 구조적 문제가 더 크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정은 케이투엔티 대표는 "인공지능(AI) 기반 메타데이터 생성이나 시청 데이터 분석 등 기술은 이미 상당 수준 올라와 있다"며 "문제는 광고 시장과 콘텐츠 유통 구조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필요한 자막·더빙 비용이 제작비보다 더 많이 드는 경우도 있다"며 "이 때문에 콘텐츠가 해외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중심에서 벗어나 채널·광고·유통이 결합된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습니다. 
 
김정섭 교수는 "K-콘텐츠를 개별 작품이 아니라 채널 단위로 묶어 유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FAST 플랫폼 내에서 광고와 시청자 확보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광고 시장이 빅테크 중심으로 고착된 상황에서 FAST 광고를 별도 시장으로 키우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수출기업 광고 바우처 등을 활용해 초기 시장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FAST와 OTT를 결합한 이중 구조 전략도 제시됐습니다. 무료 기반 FAST와 유료 OTT를 병행해 이용자를 확대하고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FAST는 인프라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글로벌 확장이 용이해 국내 사업자에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됩니다.
 
정부 역할도 중요한 과제로 꼽힙니다. 광고 시장 활성화와 콘텐츠 제작 지원, 해외 진출 기업 대상 광고 바우처 지원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FAST를 글로벌 방송망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콘텐츠 제작사들이 FAST 채널을 직접 운영하며 글로벌 유통을 확대하고, 커머스와 결합한 수익 모델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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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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