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신사업으로 점찍은 전장 분야 육성을 위해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전장·오디오 분야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한 하만은, 지난해 매출도 2배 올라 삼성과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 2022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배터리·전장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해 매출액 15조7833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입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2017년 당시 실적(매출액 7조1034억원·영업이익 574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2배 넘게 뛰었고 영업이익은 30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도 9.7%를 기록하며 억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만은 1953년 미국 오디오 제조사 하만카돈으로 시작해 1969년 JBL을 인수하면서 글로벌 오디오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하만의 대표 오디오 브랜드 JBL은 지난 1946년 설립됐으며, 올해로 탄생 80주년을 맞았습니다. 현재 하만은 지난해 기준 핵심 전장 부품인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분야를 비롯해 무대 음향 등 전문 오디오 및 블루투스 스피커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만이 글로벌 1위로 성장한 배경에는 이재용 회장의 선구안이 있었다는 평가입니다. 이 회장은 삼성의 미래 동력으로 전장을 낙점하고 하만을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2016년 당시 하만의 인수가는 약 9조4000억원으로 한국 기업의 외국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규모 중 최대 규모였습니다.
삼성의 하만 인수는 미래차 전장 부품에서 미래 먹거리의 기회를 찾은 삼성과 전장 부품에 IT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시키려던 하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분석됩니다. 이에 하만은 가전·모바일 등 IT 완제품은 물론, 반도체·이동통신·디스플레이·전자소자 등 부품에 이르기까지 기술력을 갖춘 삼성과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독일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인수했다. 왼쪽부터 마티아스 미드라이히 ZF 최고경영자(CEO), 손영권 하만 이사회 의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 겸 오토모티브 부문 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하만의 전장 역량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하만은 지난해 12월 15억유로(약 2조6000억원) 규모로 독일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를 인수했습니다. ZF의 ADAS 사업부는 자율주행용 스마트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올라 있습니다. 20년 이상 자율주행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온 만큼, 삼성 하만의 자율주행 통합 운용 역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헝가리에 1억3118만유로(약 2300억원)을 투자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연구개발(R&D) 센터 및 하만의 전장 생산기지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오디오 분야에서는 지난해 5월 미국 기업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5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는 바워스앤윌킨스(B&W) 스피커 부문 및 데논, 마란츠, 폴크 오디오 같은 글로벌 프리미엄 오디오·카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만의 오디오 분야의 기술적 깊이와 삼성전자의 혁신 역량을 결합해 전 세계 고객들이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최상의 사운드를 향유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