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도성훈 인천교육감이 과로로 숨진 특수교사의 유족을 만났다가 도리어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유족들은 도 교육감이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도 교육감은 유족에게 고인의 죽음에 관한 진상조사 보고서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곤 고인의 이름을 딴 법안 제정을 약속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2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도 교육감은 이날 오후 광주광역시를 찾아 2024년 숨진 특수교사 고 김동욱씨의 유족을 만났습니다. 도 교육감은 애초 점심 식사를 제안했지만, 유족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도 교육감과의 만남은 짧았고 대화도 일방적이었다고 합니다. 도 교육감은 유족에게 최근 자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밝힌 '김동욱법'의 진행 상황을 알렸고, 유족의 의견을 듣고 싶다는 취지로 만남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도 교육감은 유족이 요구하는 고인의 죽음에 관한 진상조사 보고서 원문 공개에 대해선 '저한테 그런 말 하지 말라'며 잘랐다는 겁니다.
유족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도 교육감) 태도도 고압적이었고, 마치 벽에 대고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라며 "이전에 만났을 때도 실망이었지만, 그래도 오늘 만남엔 일말의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태도나 결과 모두 변한 게 없었다"고 했습니다.
2024년 11월5일 인천교육청에서 앞에서 특수교사 김동욱씨의 죽음에 대한 인천시교육청 규탄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뉴시스)
고인은 2024년 10월24일 인천 학산초에서 근무하다 과로사했습니다. 당시 김씨는 정원이 초과된 특수아동을 돌보는 등 격무에 시달리다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인천교육청 주도의 진상조사 결과 교육청의 지원 부족과 과도한 업무가 원인으로 밝혀졌고, 결국 고인은 지난해 9월 순직이 인정됐습니다.
하지만 순직이 인정되는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습니다. 교육청의 책임 회피와 진상조사 시간 끌기 논란이 있었고, 김씨가 죽음에 이르는 데 관련된 관련된 5명은 중징계(1명)와 경징계(4명)로 마무리됐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도 교육감의 자진 사퇴, 이상돈 부교육감 파면, 특수교육 담당 과장과 장학관은 해임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특히 교육청은 개인정보를 이유로 진상조사 보고서 대부분을 가린 채 공개했습니다. 김씨가 사망한 경위를 정확히 알고 싶다는 유족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도 교육감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에 '김동욱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특수교육 현장의 안전과 특수교사의 교권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유족에게 이번 만남과 점심 식사까지 제안한 겁니다.
A씨는 "SNS 발표 당일 오전 교육청에서 내 뜻을 묻는 전화는 왔었다"며 "도 교육감에겐 '김동욱법 만드는 건 좋은데, 이번 선거에서 다시 교육감에 당선되고 나중에 하시라'고 말했다. (김동욱법을)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소동은 또 있었습니다. 인천교육청 소속 특수교사이자 진상조사위에서 활동했던 A씨가 도 교육감이 유족과 동석하는 데 참석하려고 광주까지 찾아갔습니다. 그는 고인이 교사로 임용되기 전 멘토로 활동한 인연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고인의 유족들과 연락하는 사이입니다. 하지만 도 교육감은 A씨와의 대화를 거부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A씨는 "나도 인천교육청 소속 특수교사인데, 김씨 죽음의 진상조사와 관련된 일의 당사자인데도 (도 교육감이) 나를 쫓아내더라"며 "도 교육감에겐 어떤 기대도 남아있지 않다. 김씨를 선거에 이용하지만 말라"고 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도 교육감에게 직접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교육청 대변인을 통해 "김동욱법을 선거 구호로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