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상권 쪼개는 '공격적 출점' 논란

일부 가맹점주들 "매출 급락" 반발

입력 : 2011-01-07 오전 10:36:00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서울 강남지역에서 제빵점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나윤철(가명)씨는 1년여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본사로부터 갑자기 길 건너편에 다른 파리바게뜨가 들어설 예정이라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길 건너편은 나씨가 본사와 출점 계약을 맺으면서 보장받은 상권은 아니지만 설마 20m도 안되는 거리에 같은 브랜드의 빵집이 들어설지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결국 나씨는 5억원을 급하게 마련해 길 건너편에 들어설 매장을 사들였고, 결국 지금은 2개의 빵집을 운영 중이다.
 
국내 1위 제빵 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의 이런 출점 방식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지배력을 앞세워 지난 2009년부터 해마다 수백개씩 신규 점포를 출점하면서 기존 가맹점주들의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이미영(가명)씨는 “여러 가맹점주가 상권을 너무 쪼개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는 것으로 안다”며 “신규 가맹점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급락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파리바게뜨 홈페이지>
 
하지만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측은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PC 관계자는 “신규 출점이 이뤄질 경우 인접 상권에 있는 가맹점 매출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다시 매출이 상승할 수 있도록 본사에서 여러 가지 지원책을 시행해 매출 회복이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SPC는 점포활성화프로그램을 시행해 가맹점 매출을 위한 새로운 빵 개발이나 홍보 등 프로모션을 지원한다. 이때문에 기존 상권보다 시장이 훨씬 커져 기존 가맹점의 매출 회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씨의 얘기는 달랐다.
 
그는 “신규 가맹점이 너무 가까운 곳에 생기는 바람에 최근에는 매출이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점포가 다수 발생해 가맹점주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단체 행동을 하고 싶어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제빵점의 특성상 시간을 내기 어려워 개별적인 항의만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파리바게뜨 가맹점을 관리하는 파리크라상의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2007년 6천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이 지난 2009년에 1조원대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파리바게뜨의 가맹점 수는 직영점을 포함해 1601개에서 2256개로 늘어났다. 불과 3년새 655개의 파리바게뜨가 새로 문을 연 셈이다.
 
SPC는 당분간 이런 확장세를 지속할 계획이다.
 
SPC관계자는 “가맹점 출점에 따른 시장조사와 상권 분석은 본사의 점포개발 담당자와 개인 가맹점주가 수일간에 걸쳐 다양한 방법으로 상권과 시장을 분석해 진행한다"며 "기존 가맹점주의 상권은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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