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개인투자자 '랩' 업고 대형株 '냠냠'

POSCO· LG디스플레이·기아차 등 순매수 상위 올라
증시전문가 "외국인 동향과 함께 랩 자금 추이·동향 살펴야"

입력 : 2011-01-17 오후 3:43:11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언제나 뒷북투자로 울상짓던 개미투자자들이 달라졌다. 중소형주 매매패턴에서 벗어나 대형주 매매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증시 구원자이자 선봉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는 최근 급팽창한 랩어카운트로의 자금이 움직인데 따른 것으로 똑똑해진 개미들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들은 460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들의 매수세는 지난 10일부터 시작됐다. 최근 6거래일 동안 1조5000억원을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이같은 개인들의 매수세는 지난주 13~14일 위력을 발휘했다.
 
옵션만기일이었던 지난 13일. 깜짝 금리인상과 선물 주문실수, 사상 최대의 프로그램 매도라는 트리플 악재 속에서도 개인이 6000억원 넘는 주식을 사들이며 시장을 방어했다.
 
코스피 2100을 넘어서며 역사적 최고치를 기록했던 14일에도 외국인이 1400억원 넘는 순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이 이 매물을 받아내면서 코스피 2100시대를 열었다.
 
주식매수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큰 폭으로 늘었다. 올들어 매일 수천억원대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말 13조7000억원대였던 자금이 지난 13일 기준 16조6000억원대로 3조 가량 늘었다. 고객예탁금 규모가 16조원대로 늘었던 것은 지난해 5월7일 이후 처음이다.
 
개인들의 매매패턴 또한 달라졌다. 과거 중소형주에 집중됐던 매기가 대형주로 옮겨간 것.
 
<자료=한국거래소>
개인들의 매수세가 시작됐던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POSCO(005490)로 2794억원을 순매수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2782억원), 기아차(000270)(2564억원), 삼성SDI(006400)(1822억원), 효성(004800)1664억원), 삼성물산(000830)(1632억원), 삼성테크윈(012450)(1417억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부장은 "최근 개인들의 매수 규모가 확대된 것은 랩어카운트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최근 증권사들의 랩 판매가 늘어나는 등 랩으로 자금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개인들의 매매 비중과 매매패턴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이 과거에 비해 대형주를 많이 사고 있다"며 "개인들이 기관과 매매패턴이 비슷해지는 등 기관성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매매 가운데서 랩어카운트 부분만을 정확히 집계할 수 없지만 지난 금요일 증시가 개인들의 순매수 속에서 상승 반전했다는 매매의 방향성과 대형주 중심으로 강세를 기록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랩이 위력을 발휘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2년간 철저히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가 펼쳐지면서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만 주목했지만 앞으로는 외국인과 더불어 랩 자금의 추이와 매매 동향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서지명 기자 sjm07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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