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준기자] 삼성SDI(대표 김순택)가 세계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독일 보쉬사와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HEV)용 배터리 팩 시스템 개발과 생산, 판매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한다.
삼성SDI는 지난 13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보쉬사 본사에서 HEV 리튬이온 2차전지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사진)하고 오는 2010년에 HEV용 배터리를, 2011년에 HEV용 배터리팩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설립되는 합작사는 삼성SDI와 독일 보쉬사가 50 대 50으로 참여하고 ‘SB LiMotive(에스비 리모티브)’란 사명으로 오는 9월 정식 설립되며 본사는 한국에 위치하게 된다.
양사의 합작사 설립으로 당장 HEV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2007년 현재 전체 HEV 시장의 69%는 미국 HEV 시장이 차지하고 있는데, 산요 등 일본 내 2차전지 업체들과 함께 HEV시스템을 개발한 도요다.혼다 등 일본 자동차메이커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SDI와 보쉬의 협력은 리튬계 2차전지 세계 2위 업체와 세계 1위 자동차 전장업체의 결합으로, 고품질.고성능 HEV 시스템 제조사의 탄생이라는 측면에서 향후 HEV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삼성SDI는 이번 합작사 설립을 통해 에너지 사업을 모바일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중대형 영역까지 확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성SDI의 에너지 사업의 중심은 대부분이 모바일 기기용으로, Note PC와 휴대폰, MP3 등에 들어가는 소형제품이 매출의 대부분의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합작사 설립을 통해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중대형 영역으로까지 확장을 통해 향후 리튬이온계 2차전지 업계의 명실상부한 선두기업으로 위치를 확고히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SDI는 이번 합작사 설립에 대해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고히 구축한 것”이라고 자평하면서 “2차전지 사업부문은 2007년 기준으로 전체 매출 중에서 약 18%를 차지하고 있으며, 2008년 말 20% 이상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일 보쉬사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업체로 지난해 461억 유로(약 70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기업으로, 전세계 50개 이상의 국가에 27만20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자동차부품, 소비재 및 건설용구, 산업재 등을 주요 제품으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보쉬에 전동공구용 2차전지를 공급하고 있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2006년 기준으로 365만대 규모의 HEV 시장은 향후 부품 표준화 및 법제 개편 등의 영향으로 2015년에는 약 500만대 규모로 14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