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누증으로 미 달러화 가치가 불안해지면서 국제통화시스템(IMS)을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17일 "상당기간 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현 체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들이 꾸준히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사국 해외조사실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한은은 현 국제통화시스템이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기축통화의 유동성과 신뢰성간의 충돌'을 꼽았다.
기축통화국은 경상수지 적자를 통해 통화를 전 세계에 공급해야 하나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해당국 경제의 대외부채 확대로 기축 통화의 신뢰성이 저하되는 이른바 '트리핀의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밖에 ▲ 저금리 차입 등 기축통화국인 갖는 과도한 특권 ▲ 글로벌 불균형 극복을 위한 조정장치의 부재 ▲ 외환보유액의 과다보유 유인에 따른 부작용 등도 현 국제통화시스템의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특히 최근 신흥시장국들은 외환위기의 역사적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불규칙한 자본유출입에 대비할 수 있도록 외환보유액을 크게 확충해 왔는데 이는 해당국의 통화관리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외환보유액이 다시 미 국채에 투자되면서 미국의 장기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자산가격 상승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전문가들이 현재의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 국제통화시스템의 시나리오로 두 가지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는 유로 위안화 등이 달러의 역할을 상당부분 대신하게 되는 경우, 다른 하나는 국제적 합의에 의해 국제통화시스템을 설계하고 그 일환으로 초국적 기축통화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은은 "이들 방안이 현재 시스템보다 공정성 및 안정성 면에서 우월한 것은 사실이나 실행용이성과 정치적 선택 가능성은 낮아 현실적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은은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은 현재와 같은 미 달러화-자유시장 메커니즘 중심의 국제통화시스템이 유지되는 가운데 현 체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들도 꾸준히 논의 될 것" 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 GDP대 경상수지 비율의 예시적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 할 수 있는 보장 장치의 마련 ▲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EU국가들은 EMU체제의 공고화를 위해 노력 ▲ 글로벌 금융안전망(GFSN)의 구축을 위한 노력 지속 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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