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카제인나트륨 뺐다' 뺄까?..진퇴양난

입력 : 2011-02-23 오후 3:26:18
[뉴스토마토 유혜진기자] 남양유업이 “카제인나트륨을 뺐다”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광고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졌다.
 
얼마 전 남양유업은 광고 중 ‘뺐다’라는 표현에 대해 감독당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고 대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광고가 카제인나트륨을 사용하고 있는 타사 제품에 대한 비방이 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은 기존 광고가 그대로 방송되고 있지만, 남양유업은 다음달 15일까지 광고 카피를 수정해야 한다.
 
커피 프림에 유화제로 흔히 사용되고 있는 카제인나트륨은 세계보건기구(WH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합동 식품첨가물 전문가위원회인 JECFA에서 안전성을 인정한 식품첨가물이다.
 
인간이 한평생 매일 섭취하더라도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는 1일허용섭취량(ADI)도 NL(제한없음)로 설정돼 있다.
 
식약청은 “카제인나트륨은 식품첨가물이고 우유는 식품이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나은지에 대해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화학적 합성첨가물보다 천연 첨가물인 우유가 더 낫다는 것은 입증해야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광고에서 사용한 표현도 카제인나트륨이 유해하다거나 타사를 비방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개발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명하고 있다.
 
식약청의 판단도 그렇지만 남양유업 스스로도 카제인나트륨이 해롭다고 말할 수 없는 처지다.
 
남양유업의 ‘키플러스’ 분유와 ‘떠먹는불가리스’ 요거트 등에도 카제인나트륨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는 “아이가 먹고있는 남양의 분유에도 카제인나트륨이 첨가된 것을 알고 배신감을 느꼈다”며 “문제가 많고 위험한 물질처럼 광고해 부담스럽게 만들고 아이들 제품에 넣다니 이율배반적”이라고 말했다.
 
남양유업이 더 이상 카제인나트륨을 비방할 경우 분유와 요거트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남양유업이 애초 “광고에 대한 행정 처분이 나오면 법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고 하다가, 최근 태도를 바꿔 광고를 수정하려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남양유업은 최근에는 각종 홍보활동에서도 프림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우유의 ‘맛’으로 접근법을 바꿨다.
 
동서식품의 점유율이 80%에 달하는 커피믹스 시장에서 홈플러스에서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가 ‘맥심’의 25%의 매출을 올리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는 측면에서 남양유업의 커피믹스 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남양유업이 논란에 대한 정확한 설명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려 한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뉴스토마토 유혜진 기자 violetwit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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