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지영기자] 지난22일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발생한 지진은 뉴질랜드의 경제적 기반도 뒤흔들어 놓고 있는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인해 크라이스트처치는 관광 명소로서의 명성을 잃고 뉴질랜드 전체 GDP는 절반수준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됐다.
80년만에 발생한 규모 6.3의 지진으로, 사망자만 148명을 넘으면서 한해 평균 7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찾던 크라이스트처치는 그야말로 아비규환 상태에 빠졌다.
뉴질랜드 관광청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2009년 크라이스트처치와 주변 지역의 관광산업은 1만개의 일자리와 6억달러 규모의 경제적 효과 창출에 기여했다.
팀 코사르 뉴질랜드 관광산업 사장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던 크라이스트처치가 사실상 진입불가 상태에 이르면서 뉴질랜드 관광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밝혔다.
피터 타운샌드 켄터베리 상공회의소 소장은 "관광객들은 지진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 곳을 더 이상 찾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지역행사들도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다음달로 예정된 엘러슬리 플라워쇼와 오는 9월 시행 예정이었던 2011 럭비 월드컵이 취소 대열에 올랐다.
호주 ANZ 내셔널 뱅크는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이 뉴질랜드 전체 GDP의 15% 가량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지진으로 뉴질랜드의 GDP가 절반 수준으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사실상의 경제위축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과 공공재정 상황도 더 각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통화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오는 3월10일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이 현행 3%의 금리를 하향 조정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뉴질랜드 ASB은행의 한 연구원은 "금리를 0.5% 인하하게 되면 지진으로 황폐화된 뉴질랜드 경제를 회복세로 돌려 놓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24일 RBNZ측은 금리 인하를 염두에둔 긴급회의를 소집할 예정이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24일(현지시간),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이 지금까지120억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수치는 보험에 가입된 건물의 피해 상황과 영업을 못하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피해를 산정한 것으로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재산 피해까지 포함되면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