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미친 물가'..3월 기준금리 인상할까

국내외 전문가 의견 팽팽..외국계는 '인상'에 무게

입력 : 2011-03-03 오전 11:14:17
[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미친물가'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물가 상승폭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4.5%,전월비 0.8% 상승해 지난 1월보다 물가 상승폭이 더 커졌다.
 
농축수산물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업제품도 전년대비 5.0% 상승했고, 올초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공급측면 뿐 아니라 수요측면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최근 리비아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고 있어 향후 비용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농산물과 원유 등 가격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핵심물가도 3%대를 넘어서며 물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농산물 수급불균형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단기적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정부와 한국은행의 판단은 웃음거리가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솟는 물가를 잡기위해 3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 '물가 올인' 정부..한은도 박자 맞출까
 
인상을 예상하는 쪽은 계속된 금리인상은 부담이지만 1월 금리 인상에 이어 2월에는 동결했으니 이번에는 금리인상의 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만 보면 금리 인상은 너무나 당연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공급측면을 강조하던 재정부도 수요측면을 의식하는 기미가 보인다"며 "전날 공개된 1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은 총재가 인상의견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2월 동결이 만장일치가 아니었음을 감안할 때 다시 3월은 인상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GDP갭의 인플레이션갭 플러스 전환이 예상됨에 따라 출구전략 논의가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라며 "3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GDP 갭은 실제 GDP에서 잠재 GDP를 뺀 수치로 플러스 값은 경제활동이 성장 잠재력을 웃돈다는 의미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인상을 전망하는 쪽이 우세했다.
 
바클레이즈와 씨티그룹, 도이치뱅크, 모건스탠리는 이번달 0.25%포인트의 금리 인상으로 1분기중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3.0%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높은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 명분은 확실하지만 시기 조절은 금통위 몫
 
동결을 전망하는 쪽은 들불처럼 번지는 중동사태로 경기회복이 늦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기업 채산성도 악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신병길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및 글로벌 경기 둔화를 우려해야 할 시점으로,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은 3월 기준금리 인상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중동사태가 국내 펀더멘털에 미치는 악영향은 그 지속 기간에 달려있는데, 현재 이 지속기간에 대한 예측을 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3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중동사태가 진행되는 추이를 좀더 지켜볼 필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에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기형 현대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 국면에서는 정부 단속 등의 이유로 기업이 이를 상품 가격에 전가하기 어렵고 따라서 소비자물가보다 생산자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기업 채산성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출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설명했다.
 
그는 "물가상승과 경기둔화 우려 사이에서 한은이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3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금통위 전 가장 큰 변수는 중동 사태가 얼마나 진정될지 여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재호 키움증권 책임연구원은 "리비아 사태는 정치, 사회적 혁명이므로 경제문제와 달리 빠른 시간에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며 "금통위 전에 리비아가 결론에 도달하고 그에 맞춰 유가가 안정세를 보인다면, 금통위 판단이 달라질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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