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의 `올가미`.."신규사업, 포기냐 진행이냐"

사업구조조정 결과발표 `차일피일`..LH "발표시기 미정"

입력 : 2011-03-11 오후 6:05:12
[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138개 신규사업지구에 대한 구조조정 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온갖 설이 난무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신규 보금자리와 신도시 사업 백지화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고, 파주 운정3지구의경우 보상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극에 달해 급기야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2006년 사업지구로 지정된 파주운정3지구는 LH의 자금난으로 현재까지 토지수용에 따른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파주운정3지구 주민들은 LH의 늑장 보상과 "사업이 취소된다"는 설까지 나돌자 집단 삭발을 감행하는 등 크게 동요하고 있다.
  
해당 지구 주민 50여명은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LH본사 앞에서 "1조3000억원의 부채 즉각 해결"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12일 이지송 사장이 직접 협의에 나설 예정이지만 LH가 사업포기를 결정할 경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LH 관계자는 11일 "구조조정 절차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됐지만 지역정서와 정치상황 등에 맞물려 (신규사업 포기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 시기는 확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 138곳 사업조정 마무리..발표 미루는 이유는?
 
LH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전국의 사업지구는 모두 414개다. 투입될 사업비는 425조원 규모.
 
이 중 138곳(196㎢, 사업비 143조원)이 미보상 신규 사업지로 해당 지구에 대한 지구지정 축소 및 연기 절차가 상당부분 마무리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조정 결과가 발표된 지구는 9개다. 개발 규모 축소로 협의를 끝낸 안성뉴타운을 제외한 8곳(성남대장, 부안변산, 김제순동, 고성가진, 서산석림2, 성환매주, 인천한들)은 지구지정을 해제하거나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지구의 '사업포기' 여론이 확산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LH는 '주민 협이없는 사업포기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조정결과 발표와 신속한 향후 방안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보금자리 포기'에 대한 여론은 LH의 막대한 부채와 경영난, 보상 규모와 동떨어진 올해 신규사업비 등에서 비롯됐다.
 
LH가 확정한 올해 전체 사업비(30조7000억원)에서 미보상 지구를 대상으로 하는 신규 사업 투입 예산은 2조7000억원 규모다.
 
하지만 LH가 연내 보상 완료할 계획인 고양원흥, 하남미사지구와 이미 사전예약을 받은 구리갈매, 부천옥길, 시흥은계 등 보금자리 2차 지구 보상비는 4조1317억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포기 논란'의 중심이 된 '광명시흥'과 ‘성남고등’에 드는 사업비는 각각 23조1600억원과 1조원이다.
 
12일 지역 주민, 의원 등과의 협의를 앞두고 있는 파주운정3지구에는 6조400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 `신규 보금자리 포기' vs. `포기 하지 않았다' 
 
때문에 올해 책정된 예산으로는 정상적인 보금자리 등 신규사업이 진행될 수 없어 "포기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보금자리 주택사업은 정부의 핵심정책 사업으로서 LH의 재무여력을 감안하면서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것이 LH의 기본 입장"이라며 "광명시흥, 성남고등 등의 사업 포기를 선언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또 "파주운정3지구 등도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말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138개 신규 사업지구 사업조정은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충분히 협의해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업포기가 거론되고 있는 지구를 비롯해 100여 곳이 넘는 지구에서 신규 사업을 포기하든, 무기한 연장을 하든 사업조정 결과를 발표해야 할 LH로서는 눈앞의 불똥을 하루라도 미루고 싶은 분위기다.
 
사업조정이 예정된 지구의 한 주민은 이와 관련 "LH가 사업구조조정 결과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LH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 사업조정 결과를 하루빨리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박관종 기자 pkj3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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