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물가압력 '현기증'에 日지진까지 '설상가상'

유동성 확대+수급 불균형+수입물가 고공행진 '3박자'

입력 : 2011-03-15 오후 4:34:08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MB정부가 집권 4년차를 맞으며 국정운영의 최대 부담이자 과제로 떠오른 물가 급등세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중동민주화 바람으로 치솟은 국제유가, 이상기후에 따른 식료품·원자재값 급등, 고환율 탓에 국내 물가 상승세도 가파른 데다, 이번 일본 대지진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급증하고 석유제품과 수산품 가격까지 더욱 불안해졌다.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고달퍼지있다.
 
◇ 글로벌 인플레 우려 급증..日 20조엔 공급·中 소득분배 개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4일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위해 18조엔(247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14일 오전 7조엔 오후 8조엔 등 일간 기준 사상 최대 자금을 투입했고 15일에도 5조엔을 투입해 벌써 20조엔(약 280조원)을 투입했다. 또 오는 17일~18일에 2조엔 규모의 국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당연히 정책금리는 현 0~0.1%인 제로금리를 유지했다.
 
이같은 일본은행의 과감한 조치는 대지진으로 휘청이는 경제를 복구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취해졌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가 가뜩이나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에 기름을 붓는 격이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미국이 올 6월까지 6000억달러의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정책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은 이에 대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주범이라고 강력하게 질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중국은 14일 끝난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에서 내수중심으로의 경제구조 전환, 소득분배 개선, 사업경쟁력 강화, 친환경 발전 등의 질적 발전과제를 강력히 추진할 것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는 "세계의 공장 중국이 임금인상 등 소득분배를 강화하면 중국산 수출품의 가격인상 가능성이 높아, 전 세계에 중국발 인플레이션(China-flation)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석유제품·LNG·철강·생태값 상승 우려
 
일본 지진으로 우리나라가 일본 동북지역에서 주로 수입하는 철강재와 석유제품, 금속제품 값이 오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동북지역 정유시설 3개소가 가동중단됐고, 3개단지에 8개 석유화학 회사도 가동중단이 예상되고 있다.
 
정유시설 가동중단으로 원유수요가 감소한 것은 국제유가 하락요인이지만 반대로 석유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것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값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14일 싱가포르현물시장에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값이 배럴당 2.33달러 하락한 105.97달러를 기록하고, 북해산 브렌트유도 0.45달러 하락한 113.43달러로 마감했다.
 
하지만 석유제품값은 휘발유값이 1.48달러 내린 117.55달러를 기록했지만 경유와 등유는 각각 0.25달러와 0.42달러가 오른 131.13달러와 131.16달러로 마감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날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도 리터당 2.60원 오른 1943.63원, 자동차용 경유는 3.27원 오른 1758.26원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또 일본에서 수입에 의존하는 생태값은 4000원 미만에서 5000원 부근으로 뛰어올라 일본 강진 여파를 고스란히 겪고 있다.
 
◇ "물가상승세 지속될 것"..수입물가 2년來 최대폭 급등
 
가뜩이나 높은 물가상승세가 이번 일본 지진 여파로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7% 급등, 2년래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11개월째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4%대의 소비자물가가 향후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일본 지진사태로 인한 석유제품 등 물가 상승압력까지 더해지면 생활물가 고공행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 공급측면의 인상압력이 큰 가운데 일본 지진 사태로 안전자산인 달러값이 오르면서 원화값이 떨어지는 것도 물가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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