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국회입법조사처가 '한국은행이 정부에 얽매여 제 역할을 못하고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 물가상승 폭을 키웠다'는 취지로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과 물가관리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공개 보고서를 내 주목을 끌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16일 공개한 '이슈와 논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배경과 향후과제'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기본적으로 물가를 안정시키는 중추적이고 독립적인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최근 한국은행의 행보를 보면 정부의 '5% 성장, 3% 물가안정' 기조에 얽매여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국회법에 근거해 설립돼 국회의 입법과 정책개발과 관련된 주제를 조사·연구·분석하는 독자적인 조사·분석기관으로, 한국은행의 고유 업무인 금리결정과 통화·물가관리 정책을 이처럼 강하게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다.
한국은행은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최근까지 청와대에 정례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한은 노조의 전체 직원 설문조사에서도 '김 총재 취임이후 한은의 위상과 독립성이 흔들렸다'는 응답이 90%를 넘는 등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오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보고서에서 "특히 (한국은행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한 통화 및 금리정책을 적시에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은 큰 문제"라며 "이번 물가상승 또한 외부적 충격에 의한 불가피한 측면을 제외하고서라도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 물가상승의 폭을 증가시켰다는 비판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입법조사처는 "(한은이 초래한) 시장의 불신을 반영하듯 현재 '기준금리 상승→콜, CD금리 상승 →중장기금리 상승'으로 전달되는 이자율 전달 경로가 크게 약화된 양상"이라며 "3월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 결정 이전에 시장은 CD금리가 미리 오르고 국고채 수익률은 오히려 하락했다"고 언급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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