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케이블(SO) 업계의 권역 제한 규정을 완화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료방송 시장내 각 플랫폼들이 이해득실 따지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방통위가 추진하는 개혁안은 '전체 가입자 3분의 1 이하 제한'은 유지하되 '권역 3분의 1 제한' 조항과 사업자 지역 독점을 인정하는 '지역 프랜차이즈'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SO 사업자들이 지금까지 요구해왔던 것은 "권역 제한 조항은 풀더라도 '지역 프랜차이즈'는 유지"하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케이블 업계의 반응은 예상보다 미온적이다.
하지만 IPTV·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시장의 경쟁사업자들은 "방통위가 한쪽의 규제만 완화해 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 케이블업계 "일단 환영은 하지만…"
방통위가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은 케이블시장쪽도 산업의 규모를 키워 경쟁을 활성화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수 있도록 인수·합병 등을 독려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제한 규제 완화가 오랜 숙원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규제 완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검토를 한다거나 어떤 예측을 하는 단계가 아니다"라는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지금으로썬 케이블 업계가 경쟁사업자들과 같이 권역 제한 없는 전국사업자가 됐다는 겉치레 명분 말고는 실익이 별로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한 MSO 관계자는 "권역 규제가 완화됐다고 당장 시장 판도가 재편될리는 만무하다"며 "규제 완화를 계기로 인수·합병이 활발해질 수는 있겠지만, 지금 판도변화를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지역 프랜차이즈가 없어지면 특정 지역에 SO들이 과도하게 몰려 출혈경쟁을 일으키거나 지역적 특수성 자체를 잃게 될 수도 있다"며 "업계 전체를 놓고 장기적인 발전 측면에서 볼 때 우려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 IPTV·위성방송 등 "형평성 원칙 위배"
IPTV와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업계와 경쟁관계에 있는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반대 뜻을 내놨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에서 케이블은 가입자수가 1500만명에 육박하지만, IPTV와 위성방송 등은 각각 300만명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특히 IPTV는 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IPTV법) 13조1항에 따라 유료방송사업 가입 가구의 3분의 1을 초과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IPTV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대 플랫폼으로 볼 때 우리는 철저히 후발주자"라며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해야 하는데 케이블 업계만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위성방송 관계자도 "SO 규제가 완화될 경우 MSO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돼 MPP와 MSO의 수직계열화가 가속될 것"이라며 "유료방송시장의 양극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시장판도 변화 여부 불투명"
전문가들은 SO 권역제한 해제 등 규제 완화가 실질적으로 유료방송 시장에 변화를 몰고 올지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송종길 미디어전략연구소장은 "예상대로 권역제한을 푸는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SO들이 앞으로 사업을 다각화·다양화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 정도로 산업구조 전반에까지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송 소장은 이어 "방통위는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SO가 지역 밀착적 사업자로서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을 더욱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토마토 조수현 기자 peach091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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