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은 껐지만.. "세금감면으로 주택시장 부활 할까"

부동산시장, DTI 규제 부활로 투심 위축 우려
건설사, 분양가 상한제 폐지 영향력 회의적

입력 : 2011-03-23 오후 3:26:49
[뉴스토마토 최우리기자]  정부가 발표한 '3.22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가계부채 폭증'이라는 발등의 불부터 끄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DTI규제 완화 이후 가계부채 크게 늘면서, 부동산 경기를 살리고자 도입한 제도가 오히려 서민들의 경제난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제기 돼 왔다. 
 
이 같은 지적을 증명하듯 지난해 4분기 가계부채 잔액은 전 분기 대비 25조원 이상이 늘어난 79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80%에 해당되며, 전년보다 무려 60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따라서 정부는 DTI규제 완화를 연장하지 않는 대신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 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세금감면 등의 카드를 내 놓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과 건설사는 DTI규제 부활이 위축된 주택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분양가 상한제와 전매제한 폐지, 취득세 감면 등 정부의 '선물'이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중견건설사들의 도산으로 흉흉한 분위기를 타고 있는 건설사에는 이번 정부 결정으로 비상이 걸렸다.
 
◇ 집 사기, 돈 빌리기 더 어려워 졌다
 
다음달 DTI 규제가 부활하면 소득이 없는 사람은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게 된다. 소득이 있는 사람도 연 소득액 기준으로 대출을 해주기때문에 대출한도가 확연히 줄어든다.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 3구는 40%, 이외 서울은 50%, 인천, 경기는 60%비율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원의 직장인이 강남 3구외 서울 지역의 8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경우 DTI는 50%적용받는다. 만기 20년, 금리 연 6%로 가정하면 대출한도는 최대 2억 9000만원선이다.
 
현 기준은 특별한 소득이 없어도 담보인정비율을 받아 집값의 50%인 3억 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DTI규제가 적용되면 대출한도가 6000만원가량 줄어드는 셈이다.
 
단 고정금리 대출이나 비거치식, 분활상환의 경우 대출한도는 최대 3억8000만원까지 늘어난다.
 
1억원 이하의 대출에 대해서는 DTI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소득이 없더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실수요자를 위해서 주택담보대출의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고정금리, 비거치식, 분할상환대출은 DTI비율을 각각 5%씩 올려 최대 15%의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DTI 최고한도는 강남 3구 55% , 서울 65%, 인천 · 경기는 75%까지 확대된다.
◇ "정부정책만으론... 하지만 기대감도"
 
부동산시장은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을 염려하면서도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부동산 상한제와 아파트 분양 전매제한이 없어지고 공급량이 늘어난다면, 분양시장이 살아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앞으로 9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한 1주택자 또는 다 주택자는 4%에서 2%로 취득세 감면혜택을 받는다.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한 1주택자도 2%에서 1%로 50% 감면된다.
 
정부는 취득세를 낮추면 주택 수요자에게 실질 혜택이 돌아가 수요가 촉진될 것으로 보고있다.
 
대치동 A부동산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고 DTI규제가 부활할 경우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할 거라고 예상하지만 실제 시장은 그렇지는 않다"며 "부동산 상한제와 아파트 분양 전매제한이 없어지면서 공급량이 늘어난다면 분양시장이 살아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민간택지에서 공급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은 1~3년 정도 분양권을 팔지 못하는 전매 제한 적용을 받고 있다.
 
상한제 폐지로 전매가 가능하게 되면 수익을 목적으로 분양권을 사고 파는 거래가 늘 수 있다. 따라서 일부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나 비강남지역의 매매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점을 들어 경실련 등 일부에서는 이번 부동산대책이 DTI규제 부활을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는 것이 핵심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이미 꺾여버린 '부동산 불패 신화'가 다시 활황세로 돌아서기에는 부동산 상한제, 전매제한 폐지, 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으로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조민이 부동산1번지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은 규제때문이 아니라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란 심리때문"이라며 "DTI규제 부활이 이런 심리를 더욱 자극하겠지만 1주일 이상은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 건설사, 주택시장 움츠러들까 고심
 
건설사들은 이번 DTI 부활이 분양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택사업을 주로 하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거시경제 측면에서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DTI 부활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DTI부활로 가뜩이나 바닥을 친 주택시장이 더 움츠러 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민간업체가 지은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해서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프리미엄이 붙은 곳은 강남3구 정도인데, 강남3구를 제외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건설사 입장에서 거의 무의미하다는 반응이다.
 
분양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상한제 폐지한다고 해서 가격을 올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 최우리 기자 ecowoor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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