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외환위기 이후 확대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30일 '2010년 연차보고서'에서 "원화환율의 변동성 확대되면 수출기업들이 원화표시 채산성의 변동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출물량을 축소(직접경로)하거나 수출단가에 전가(간접경로)함으로써 수출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자유변동환율제도로의 이행, 자본이동 자유화 진전 등으로 변동성이 이전에 비해 2~3배 정도 확대됐다.
한은은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시에는 자본자유화 등 대외개방도에 비해 외환시장규모가 제한적이고 외환위기 낙인효과도 작용해 원·달러 환율이 40% 이상 상승하는 등 주요국에 비해 환율이 크게 불안한 움직임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실제 외환위기 이후를 대상으로 한 한은의 실증분석 결과 환율변동성이 1단위 확대될 경우 수출물량 증가율은 0.15%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정보통신(반도체 제외)과 기계류의 수출물량 증가율이 0.3%포인트 초중반, 가전 및 화공품의 수출물량 증가율이 0.2%포인트 내외로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반도체와 자동차의 경우 유의적인 결과를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해외 생산과 판매 체제를 통해 환위험을 흡수하고 있는 데 기인한 것으로 한은은 판단했다.
한편 환율변동성이 수출단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이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세계 수출시장에서 가격 수용자(price taker)인 경우가 많은 데다 가격인상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을 우려해 수출가격 조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것 때문"으로 풀이했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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