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줄세우기식' 기사 모니터링 정책 일방 시행

'선정성 개선' 명분 불구 '편집 개입' 기준 제시 않아

입력 : 2011-03-31 오후 6:20:38
[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NHN(035420)(대표이사 김상헌)이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언론사에게 개방하겠다고 공언하며 시작한 뉴스캐스트 신규 매체 접수를 전면 중단하고, 공식적으로 뉴스편집에 개입한다.
 
하지만 언론사 뉴스에 대한 개입 정도와 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과거 네이버를 둘러싼 '언론사 길들이기'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윤영찬 NHN 미디어서비스실장은 31일 열린 서비스 설명회에서 "선정적인 기사때문에 정제된 편집을 하는 언론사가 불이익을 당하면 안된다고 판단해 뉴스캐스트 모니터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앞으로 뉴스캐스트에서 선정적인 기사가 노출됐다고 판단하면 해당 기사를 3시간 동안 보이지 않도록 조치하는 일종의 '블라인드' 처리를 실시하게 된다.
 
윤 실장은 "뉴스캐스트 가입 언론사가 선정적인 기사를 편집하면 받는 불이익이 더 커야만 선정적 편집을 자제할 것"이라며, 뉴스 편집에 적극 개입할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NHN은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윤 실장은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해 여러 곳에 부탁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기사의 선정성은 모니터링 위원단의 다수결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3시간 노출제외 등 불이익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장치도 마련되지 않았다. 
 
다만 윤 실장은 "일단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면서 필요하다면 언론사가 이의 제기할 수 있는 통로를 시민단체 쪽에 설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실장은 '네이버 스스로가 선정적인 기사를 적극적으로 노출시켜왔다'는 지적에 대해 "네이버 뉴스편집팀과 뉴스캐스트 운영팀이 서로 달라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네이버 뉴스에서도 동일한 정책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이 자체 운영 중인 네이버 뉴스도 뉴스캐스트 못지 않게 선정적인 기사 편집으로 이용량 유입을 유도해왔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선정성과 직접 관계가 없는 신규 제휴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한 점도 논란의 대상이다. 신규 제휴 문제를 기존 매체의 문제와 연계해 일방적으로 중단한 것은 지나친 횡포라는 것이다.
 
언론사들은 NHN의 이런 일방적 조치에 대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언론사 관계자는 "모두들 웹사이트 트래픽에 매몰돼 있는 현실에서 네이버의 일방적인 조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네이버의 언론사 줄세우기가 또 시작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토마토 이형진 기자 magicbulle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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