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신용대출'도 급증..PF대출 이은 또다른 뇌관

올 2월말13조원..최근 3년간 21% 증가해 비중 급상승

입력 : 2011-05-19 오후 3:49:55
[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휘청이는 저축은행의 이를 만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번엔 저신용등급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계 빚 문제가 시한폭탄처럼 내재된 시점에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늘리기는 저축은행은 물론 금융권 전체에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19일 저축은행 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을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액은 총 13조원에 이른다.
 
이달 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2008년말 약 7조에서 2009년 말 7조5000억원, 2010년 말 8조 5000억원으로 3년간 약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 등을 담보로 잡지 않고 실행된 신용대출은 약 5조 1000억원, 5조8000억원, 7조1000억원으로 39%가 올랐다.
 
가계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0년 83.1%로 2008년보다 10%p 이상 높다.
 
 
<가계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율>
 
  
(자료 : 한국은행)
  
일부 대형 저축은행들의 신용대출 규모는 각 사별로 적게는 1000억~2000억원, 많게는 8000억~1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대형 저축은행 가운데 하나인 A저축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규모가 1조원으로, A저축은행의 평균적인 신용대출 금액이었던 3000억원보다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담보대출보다 회수 어려워 개인부실 급속도로 진행 될수도
 
물론 금융당국이 서민금융회사 본연의 역할인 신용대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저축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만큼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거나 시중 은행에서 대출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단비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가계대출 신용위험량비율은 저축은행을 포함한 서민금융회사가 7.14%로 은행권 2.47%보다 3배 가량 많고, 중·저신용등급 고객의 신용대출이 꾸준히 늘어 저축은행 부실의 전조가 될 수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대부업체같은 경우 나름대로 신용군을 나눠서 이자율을 조정 등 관리 노하우가 있지만 저축은행의 최근 신용대출은 과거에 경험하지 않은 부문이라 고객들의 추이가 충분히 분석되지 않은 상태"라며 "짧은 시간에는 연체가 급격히 일어나지 않겠지만 원금을 상환할 때 쯤 연체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담보대출과 달리 회수의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실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PF대출만한 수익원이 없고 PF부실채권 충담금을 계속 쌓아야 하는 상황에서 신용대출로 이자 수익을 내려고 하고 있지만 이 또한 부실의 뇌관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뉴스토마토 박미정 기자 colet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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