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제주도는 최근 중국인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시행된 '부동산투자이민제'의 영향으로,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일정액 이상 투자한 외국인들에게 영주권을 주는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 투자이민제 이후 중국인들 몰려..영주권 부여
제주도는 지난해부터 중국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현재 중국인들이 제주지역 부동산을 계약한 건수는 117건, 700억원에 이르는데 올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주로 휴양 콘도와 펜션, 유원지, 골프 리조트 등의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계약 실적은 제주 경제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 제주도청 측 설명이다.
중국인들이 해외부동산 투자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유독 제주도에 중국인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지난해 제주도가 처음으로 '부동산투자이민제'를 시행하고 나서부터다.
'부동산투자이민제'는 제주도가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려고 마련해 정부로부터 허가받아 시행하는 제도다.
외국인이 '개발사업시행지구' 내의 콘도 등 5억원 이상의 휴양체류시설을 매입하면 거주자격(F2)을 주고, 5년 후 결격사유 심사에서 이상이 없으면 투자자는 물론 배우자, 자녀에게까지 영주권(F5)이 부여해 주게 된다.
◇ 라온프라이빗타운 "외국인 분양만 946억원"
제주도청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현재 도내 개발사업시행지구 내 승인업체는 총 26곳"이라면서 "관광진흥법에 의하면 콘도 등 체류시설의 공정률이 20%를 넘어야 분양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중 현재 분양을 하고 있는 곳은 3곳 정도"라고 말했다.
이 3곳 중 현재 가장 활발하게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라온휴양리조트'다.
라온레저개발에 따르면 제주 한림 재릉지구에 조성중인 934가구 규모의 리조트 '라온프라이빗타운'에는 지난 5월 말 현재 외국인 195가구가 계약을 끝냈다. 분양 계약액 기준으로는 946억2000만원에 달한다.
좌승훈 라온레저개발 팀장은 "투자 외국인들의 97%가 중국인이다"면서 "그밖에 노르웨이, 캄보디아, 일본 등에서도 일부 투자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준공 예정인 라온프라이빗타운은 단지 내 전용 골프장(9홀)을 일년 내내 무료로 이용하는 등 리조트 회원권 하나로 골프, 승마, 요트 등 다양한 레저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체류형 복합 레저 상품이다.
그밖에 서해종합건설이 한림 금악리에 회원제 골프장 18홀을 갖춘 '아덴힐리조트'를 분양중이고, 서귀포시 고성리에는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가 부호 투자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 중국부호들, 한류열풍 타고 가까운 제주도 관심
제주 부동산에 중국 투자자들이 다른 나라 외국인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비단 '영주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제주 J컨설팅 중개업자는 "영주권 혜택이 있는 개발지구 내는 주택 물건이 없기 때문에 신제주 지역에 중국인들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류덕택에 제주도가 중국인에게 친숙한데다 과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던 곳이라 어떤 곳보다도 잘 알려진 관광지인 영향이 크다고 한다.
또 상하이에서 제주도까지 비행기로 40분 거리 정도로 가까운데다, 오는 9월에 문을 여는 제주영어교육도시 내의 국제학교가 교육열 높은 중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의 독점적 투자 메리트는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2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동계올림픽 시설지구 중 하나인 알펜시아 리조트에 외국인 부동산투자 이민제도를 적용하는 등 다른 지역에도 부동산투자이민제를 확산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적용대상 물건을 주거시설까지 확대하고, 영주권 부여기간도 5년간 체류조건 없이 바로 부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