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기름값 잡을 방법은 없고..'성'만 내는 정부

입력 : 2011-07-15 오후 3:21:03
[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1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서 "기름값이 리터당 2000원 수준까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힌 다음날인 12일부터 서울시내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값은 2000원 선이 깨졌다.
 
서울 기름값은 기름값 인하 조치 이후인 5월부터 1900원대를 유지해 오다, 인하 조치가 끝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2000원대로 올라섰다.
 
석유값이 이렇게 되자 정부가 답답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15일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물가안정대책회의를 갖고 "기름값 할인 전과 비교시 현재 시점에서 기름값을 올릴 이유가 있는지 극히 의심스럽다"며 "복잡하고 불투명한 가격결정구조를 바탕으로 스스로 약속한 기름값을 인하하지 않은 것은 정유사·주유소 스스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것"이라고 정유사와 주유소를 비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석유TF에서 마련한 개선과제를 신속하게 추진해 석유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합리적인 가격결정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석유시장 투명성과 합리적 가격결정체계 구축'을 위해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물가안정대책회의 직후 석유값 인하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 이용재 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석유TF의 후속조치를 한다는 거지, 다른 정책을 구상하지는 않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 강도높게 정부가 정유사와 주유소에 석유값 인상에 대한 책임을 물었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4월 발표된 지식경제부 주도의 민관합동 석유가격TF 결과는 "가격 비대칭성이 확인됐지만 폭리는 아니다"라는 애매한 결과를 발표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석유가격TF는 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석유제품 가격공개제도를 확대하고 경쟁촉진을 위해 자가폴 주유소 설립, 석유제품 선물시장 등 거래시장 개설 등을 대책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4월 발표때에도 유가대책 때마다 언급돼 오던 것들이라며 추상적 대책만 나열한 수준이라는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이서희 소비자시민모임 석유시장감시단 팀장은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소비자도 스마트한 소비를 하고, 정유사와 주유소도 노력해야 하지만 결국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부의 노력"이라며 "유류세 인하를 통해 정부가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유사, 주유소가 가격을 인하해도 40원, 50원 정도밖에 되지 않고 있다"며 "탄력세를 내려야 기름값 해결의 실질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송종호 기자 joist189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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