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란, 차세대 전력망 시스템으로 기존의 전력 생산, 운반, 소비의 과정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서로간 정보를 교환하고 전기 이용의 효율을 높입니다.
우리로 치면 한국전력이 각 가정에 설치해놓은 전기요금 미터기로 사용량만 아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 정보를 교환하면서 보다 싼 가격에 전기를 이용하고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텔레비전이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처럼 전기미터기가 디지털화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전력에서 '1시간 뒤 할인요금 적용'이라는 정보를 각 가정으로 보내면 가전제품에 붙어있는 IT가 이 정보를 받아 전기요금이 싸지는 1시간 후부터 작동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그리드를 집에 적용한 예를 설명해보면 맑은 날에는 집에 설치된 태양광 전기로 물을 대량으로 끓여 저장합니다. 에어컨이나 세탁기를 돌리고 남은 전기를 전기자동차용 축전지에 모아 두기도 합니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끓여놓은 물을 사용하고, 에어컨과 세탁기는 줄이고 축전지에 모아 둔 전기를 끄집어내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 그리드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09년 경기대책의 핵심 중 하나로 꼽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유럽에서는 그보다 앞선 몇 해 전부터 부분 도입하고 있었습니다.
도입목적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이탈리아처럼 전기를 훔쳐가는 것을 막을 목적이 있는가 하면, 네덜란드에서는 풍력발전에서 나오는 불안정한 전력에 대한 효율적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미국은 3000개가 넘는 전력회사 간의 연계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 빈발하는 정전사태 방지용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불황탈출의 기폭제로 삼으려고 합니다.
눈여겨 볼 것은 스마트 그리드에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능성입니다. 미국은 중국과 스마트 그리드와 태양 발전 등에 미·중이 공동개발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적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그리드 산업에서 뒤쳐지지 않으려고 정부 차원의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시간은 다소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