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전세계적인 석유 등 에너지 수요 증가와 이에 따른 유가 상승, 탄소배출 감축 논의 등 환경적인 요인에 따라 석유·천연가스 기업들의 개발사업 투자가 새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개발작업에 투입될 OSV(Offshore support vessels) 즉 해양작업지원선 부문도 획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OSV 부문은 크게 해양작업지원선(Platform supply vessel, PSV)과 해양시추지원선(Anchor Handling Tug Supply, AHTS) 등으로 나뉜다. 양 선박들은 해양플랜트의 시추에 필요한 기자재를 비롯해 시추작업에 필요한 각종 연료와 상주 직원들이 섭취할 식음료 등을 바다에서 석유 시추 플랫폼으로 운송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OSV 시장은 아직까지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력 강한 기술력과 디자인을 무기로 마켓 리더로 빠르게 도약하고 있는 업체가 바로 STX그룹의 해양플랜트·특수선 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STX OSV다.
◇ 2만 BHP이상급·4500 DWT이상급 지원선 세계점유율 '1위'
STX(011810)그룹은 해양플랜트·특수선 분야에서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 STX OSV에 그룹 차원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STX OSV는 특수선 시장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해 안정적 수익창출을 꾀하고 있다.
◇ STX OSV의 PSV, AHTS 시장점유율(자료=RS Platou, STX OSV, DBS Vickers)
STX OSV는 2만 BHP(제동마력)급의 해양시추지원선(AHTS) 분야에서 36.4%, 4500 DWT(재화중량톤수)급의 해양작업지원선(PSV) 분야에서 24.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세계 1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점유율 확대는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2008년 26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STX OSV는 STX그룹으로 인수된 2009년 흑자(1003억원)로 돌아선 뒤, 지난해에는 다시 두배가 넘는 230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TX OSV는 올 6월 말 기준 수주잔량은 53척, 33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심해 자원개발 프로젝트 활성화와 맞물려 해양작업지원선의 발주가 예년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경험·디자인·지역 강점 등 경쟁력 '3박자' 갖춰
점차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 STX OSV의 경쟁력은 우선 독자적인 PSV 디자인이다. STX OSV는 노르웨이 올레순(Ålesund)에 선박 디자인 전문 자회사인 'STX OSV Design'을 보유하고 있다.
STX OSV가 올해 5월 기준 수주잔량 46척 중 34척이 STX OSV의 독자 디자인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노르웨이의 선박브로커 'RS Platou'의 자료에 따르면 STX OSV Design의 자체 디자인을 적용한 4500 DWT 규모 PSV와 2만 BHP 규모 AHTS의 디자인 시장 점유율은 각각 28.1%, 30.8%로 업계 1, 2위를 기록 중이다.
자체 디자인 기술은 경쟁입찰이 아닌 선주사의 개별적이 요구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적정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 STX OSV의 해양작업지원선(PSV)의 운항 모습. PSV에는 각각의 독자 디자인이 적용된다.
또 STX OSV는 노르웨이에 5개, 루마니아에 2개, 브라질과 베트남에 각 1개씩 세계 총 아홉개 지역에 조선소를 전략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지역적(Localization)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PSV·AHTS는 장거리 이동에는 적합한 선종이 아닌 만큼 주문처들은 자원개발 현장에서 가까운 조선소에 선박을 발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인건비가 저렴한 루마니아 조선소에서 해양작업지원선의 선체를 건조하고 기술력이 필요한 후반부 작업은 노르웨이 조선소에서 진행하는 등 철저한 조선소간 업무분담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STX 관계자는 "디자인과 지역적 우위, 선주사와의 우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축적된 STX OSV의 PSV 건조기록 등이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 친환경 디자인, 시스템 통합 관리 등 첨단기술력 '막강'
STX OSV의 PSV 디자인은 적재 하중과 기동성 사이의 균형을 최대화하며 연료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지난해 내놓은 새로운 디자인의 친환경 PSV가 주목받고 있다. 헐(Hull, 선체) 디자인 개선으로 연료 효율성을 강화하고 액화천연가스(LNG)연료탱크를 외부에 장착함으로써 화물과 재화중량(Deadweight) 비율을 최적화했다.
통합자동시스템(Integrated Automation System, IAS)과 전력관리시스템(Power Management System, PMS), 두 기술의 통합도 눈에 띄는 기술이다.
IAS기술을 통해 선박 운행과 관련한 주요 기능들을 실시간 모니터링·분석할 수 있다.
PMS기술은 IAS기술과 결합돼 위성을 통해 지상의 선박관리본부에서도 발전기(generator)와 추진장치(propulsion)과 같은 주요 전력 장치을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
◇ 세계 OSV 노후화 가속 따라 재주문율↑..STX OSV 수요전망 '맑음'
STX OSV은 향후 세계 OSV 선박들의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PSV, AHTS 부문 노후 선박 비율(자료=ODS Petrodata, DBS Vickers)
평균적으로 PSV 선박의 경우 25년, AHTS 선박은 21.7년이면 선박 수명이 다한 것으로 본다. 현재 세계 PSV 선박들은 약 17.5년, AHTS 선박들은 약 16.9년 수준으로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다.
점차 까다로워지는 작업 환경과 환경 기준을 맞추기 위해 선주들이 수년안에 새로운 선박을 주문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차별화된 기술과 디자인으로 선주사들의 재주문률이 높다는 점도 STX OSV의 장점이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140척 이상의 수주가 과거 선주사들의 재주문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이는 연평균 12.7척 이상이다.
◇ 양적·질적 성장 거듭..싱가포르 상장 '고공행진'
STX OSV(Offshore support vessels)는 2000년 툴체아(Tulcea) 조선소 인수에 이어 2001년 브라질 조선소, 노르웨이 일렉트로 컴퍼니(Electro company)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이어 2004년 자체 디자인의 상업화에 돌입했으며 2007년에는 베트남 붕따우(Vung Tau) 조선소 설립과 동시에 외부 조선소에 독자 디자인과 기술 패키지 판매를 시작하며 양적,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뤘다.
여세를 몰아 STX OSV는 지난해 11월 STX유럽에서 분리, 독자법인으로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됐다. 상장 당시 0.79 싱가포르 달러였지만 현주가는 이달 8일 종가 기준 1.42싱가포르 달러 수준으로 약 80% 상승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