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오는 9월 임기를 마치는 이용훈 대법원장의 후임을 놓고 김용담 전 대법관(사시 11회)과 양승태 전 대법관(12회)의 2파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법조 각계의 대법원장 후보 추천 명단에 이들의 이름이 항상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 공동대표 이헌·정주교)은 28일 두 명이 전직 대법관과 박일환 법원행정처장(15회) 등 세 명을 대법원장 후보 적임자로 대법원장 임면권자인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시변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수장으로 국민을 위해 진정한 사법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인물이 임명되어야 한다"며 "대법원장 후보자추천 특별위원회를 구성, 2차에 거친 의견수렴 결과 법조 안팎의 여망을 반영하면서 국민과 여론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이들 3명을 추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대한변협(회장 신영무)도 지난 21일 손지열(9회), 고현철 전 대법관(10회), 법무법인 율촌의 우창록 대표 변호사(16회)와 함께 김용담, 양승태 전 대법관 등 5명을 대법원장 후보로 추천했다.
회원 수 7000여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지방변호사회(회원 오욱환)도 지난달 초 손기식 전 사법연수원장(14회)과 함께 김용담, 양승태 전 대법관을 대법원장 후보로 변협에 추천했다.
김용담 전 대법관은 1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37년간 판사로 봉직한 정통 법관이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법원행정처 처· 차장, 대법관 등 법원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법원행정처장 재직 중엔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사태 처리 등 굵직굵직한 사법부 현안들을 매끄럽게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판사시절 뛰어난 법률이론과 해박한 지식으로 선, 후배 법관들의 신망을 한 몸에 받았다는 평가다.
대법관에서 퇴직한 뒤 법무법인 세종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인 김 전 대법관은 로펌 대표 출신이라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될 수는 있으나, 퇴직 후 1년간 미국 하버드대에서 연수하면서 전관예우의 잡음을 스스로 차단했다는 점에서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시 12회인 양승태 전 대법관은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격으로 법원 안팎에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장, 서울지법 파산수석부장 · 민사수석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차장, 대법관 등을 역임하며 재판과 사법행정에 대한 균형적인 감각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전 대법관도 지난 2월 퇴임 이후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있어 전관예우 논란과 거리를 두고 있다. 현재 네팔 등으로 여행을 다니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재판실무와 사법행정, 조직관리에 뛰어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법원 안에서는 김능환(17회), 안대희(17회) 대법관과 박일환 법원행정처장(15회)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기수는 박일환 처장이 가장 빠르지만 세 사람 모두 2006년 7월11일 같은 날에 대법관 임기를 시작했다.
김 대법관은 정통 법관 출신으로 재판 이론과 실무에 모두 정통하다. '청빈 법관'이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주위의 신망이 높다.
검찰출신의 안 대법관은 대검 중수부장 시절 대선자금 사건을 파헤쳐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유명한 박 처장은 재판실무는 물론 사법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현직 대법관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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