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놀란 서울시, 5조 투입 `이상기후 대비체제`로

하수관거 용량 늘리고 저지대 재개발 구역 대지↑

입력 : 2011-08-04 오후 2:49:40
[뉴스토마토 박창주기자] 폭우에 놀란 서울시가 기후환경 변화를 현실로 인정하고 향후 10년간 5조원을 투입해 기존의 도시방재 패러다임을 `이상기후 대비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를 확실하게 막기 위해 수방대책을 전면 개선하겠다고 나선 것.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기자설명회를 갖고 "시간당 100mm 집중호우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도시수해 안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하수관거 용량을 시간당 100mm의 집중호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용량을 늘리고, 저지대에 위치한 주택재개발 구역의 대지를 높이는 등 상습 침수지역에 10년간 5조원을 집중 투자해 반복적인 침수피해를 차단하겠다는 것.
 
◇ 하수관거 용량 '크게 늘려'‥저지대 대지 높여 '침수 방지'
 
서울시가 가장 우선시하는 사업은 저지대 침수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하수관거 용량 확대다.
 
시는 빗물을 수용할 수 있는 하수관거의 용량을 크게 늘려 시간당 기존 75mm의 호우에 대비하던 것을 100mm 집중호우에도 견딜 수 있게 함으로써, 저지대의 침수를 막을 계획이다.
 
또 매년 5000억원 이상, 10년간 5조원을 상습 침수지역과 반지하 주택 밀집지역, 산사태 우려지역 등에 집중 투자해 반복적인 침수피해를 막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 239개 배수분구중 사당사거리 등 저지대 40개 지역 755km에 2조1000억원 ▲ 지난 2월 발표한 기후변화대응 방재시설물 확충 6693억원 ▲ 하천정비, 빗물펌프장, 빗물저류조 등 사업 1조4400억원 ▲ 양천·강서지역 등 6곳 대심도 빗물저류 배수시설 구축 1조원 ▲ 산사태 방지 및 반지하주택 관리 4600억원 등을 10년에 걸쳐 투자할 계획이다.
 
재개발·재건축을 할 때는 대지를 높이고 침수방지시설을 갖추게 하며 반지하주택 건축은 억제시키기로 했다.
 
저지대 등 침수 우려 지역에 공동주택을 신축할 경우 전기설비의 지상 설치시 해당 바닥면적을 토지산정에서 제외시켜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상층 설치를 유도할 계획이다.
 
공동주택의 노후화로 침수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건물의 유지보수 관리를 이행하지 않으면 입주자 대표회의 대표자에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
 
◇ 새로운 수방대책..하반기부터 본격 가동
 
이러한 이상기후 대비체제에 따른 새로운 수방대책 사업은 빠르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임춘근 서울시 치수계획팀장은 "수방대책이 시급한 지역은 하반기부터 이상기후 대비체제 사업을 실시해 내년 우기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며 "배수분구사업 등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사업은 오는 2013년 우기 때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또 "올해 재난관리기금이 3436억원인데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나는 등 긴급한 상황이므로 일반회계 예비비 1500억원을 추가로 책정할 계획"이라며 "수방예산으로 쓰고 있는 재난관리기금과 하수도특별회계, 일반회계를 새 수방대책 사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시는 내년부터 침수피해 대비에 관한 예산을 총 5000억원 규모로 확대 편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수방사업은 우기전 완공원칙을 세워 예산배정과 집행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꿀 방침이며, 예산 조기 집행과 공사 조기발주를 위해 모든 관련 사업이 패스트 트랙(fast track, 동시설계·시공)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시는 우면산 산사태 피해지역에 1500억원을 긴급 투입해 내년 우기 전까지 응급복구를 마칠 예정이다.
 
또 침수 취약지역의 방재를 위해 빠른 시일내에 수방능력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도림천으로 흐르는 물의 양을 줄여 인근 지역의 침수를 해소할 수 있는 6만톤 규모의 빗물 저류시설을 내년 우기가 오기 전까지 관악산에 설치할 방침이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서울시민의 안전을 담보해야 할 시장으로서 고통과 불편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했다"며 머리숙여 사과했다.
 
뉴스토마토 박창주 기자 est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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