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상정기자]16일 코스피지수가 역대 3번째 상승률을 기록하고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했지만 유독 의약품 업종만 2% 가량 하락했다. 지난 12일 발표된 약가 제도 개선안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2일 개최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약가산정 방식 개편을 골자로 하는 '약가제도 개편 및 제약산업 선진화' 방안을 보고했다.
이에 따라 기존 약값의 최대 80%를 받던 특허만료 의약품과 복제약(제네릭)의 상한가격이 내년 3월부터 53.55%로 일괄 인하된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제약업종이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R&D 투자 비율이 높고 전문의약품 위주의 매출구조를 가진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진단했다.
◇ 약가인하..단기 충격 불가피
개편안 시행에 대해 내년도 제약업종의 성장성이 훼손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승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동아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종근당 등 당사 커버리지 상위 제약회사 모두 2012년 역성장 또는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동아제약의 당초 2012년 예상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9.8% 증가한 1조328억원이었지만 약가 인하로 2.8% 줄어든 9237억원으로 전망했다. 유한양행도 13.8% 증가에서 11.7% 감소로, 한미약품과 종근당도 전년동기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미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 동아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등 상위 5개 제약사의 경우 2012년 매출액이 올해보다 10.4% 감소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녹십자 · 동아제약, 제약업종 내 대안 투자처
정부는 연구개발 중심으로 의약품 생산구조를 선진화하기 위해 ‘혁신형 제약기업’을
선정하여 집중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연구개발 비중이 높거나 전문의약품 위주의 판매구조로 약가 인하 영향이 적은 종목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녹십자(006280)와
동아제약(000640)을 최선호주로 꼽았다. 녹십자는 혈액제제 및 백신전문 기업으로 제품의 약가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동아제약은 항생제 등 글로벌 신약개발 모멘텀을 보유다는 것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이투자증권도 녹십자를 추천했다. 약가와 리베이트 규제 정책에서 자유로운 혈액제제, 백신, 수출 위주 제품 포트폴리오 특성으로 제약산업 중 유일하게 이번 개편안에 따른 성장성 훼손이 없다고 진단했다. 또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가능성이 높아 향후 제약산업 구조조정 현실화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매출 포트폴리오 다양하고 해외수출 많은 기업이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전문의약품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동아제약, 유한양행이 타 제약사 대비 상대적으로 매출 하락 폭이 작을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비중이 높은 녹십자,
LG생명과학(068870)이 약가제도 개편안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