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신용카드 발급수와 이용금액이 최근 급격히 늘면서 '제2의 카드대란'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의 증시쇼크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권의 자금경색으로 이어질 경우, 현재 폭발직전까지 차오른 가계대출과 함께 '폭탄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드업체들과 금융권 일부에서는 아직 낮은 수준의 연체율을 들어 카드대란으로 옮겨가진 않을 것이란 반론과 함께, 신용카드의 연체율은 단기간에 급등하는 특징이 있다는 재반론도 제기되는 등 논란이 분분하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카드발급건수는 1억1950만장으로 카드대란 직전인 2002년 말 1억480만장보다 1460만장 많았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기준 경제활동 인구 1인당 신용카드 소지 수는 4.8장으로 2002년의 4.6장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카드이용금액 증가폭도 심상치 않다. 2007년 298조원이던 카드이용금액은 2008년 468조, 2009년 472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말 기준 카드이용실적은 517조3700억원으로 2003년 말(517조2700억원)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게다가 최근 잇따른 카드업 분사도 카드대란 가능성을 더 높이고 있다.
실제로 2009년 하나SK카드를 시작으로 올 3월에는 KB카드가 각각 모은행으로부터 분사했다. 우리카드와 농협도 현재 카드사 분사를 추진 중에 있어 치열한 회원 유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아무래도 분사하게 되면 자체적으로 성장해 나가야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회원 유치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카드사 간 경쟁으로 카드발급수가 증가돼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카드연체율은 단기간에 급증할 수 있다는 점도 방심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서는 당장 연체율이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며 카드대란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2003년 카드대란과 비교했을 때 연체율은 월등히 낮아 양호한 수준"이라며 "현재 카드 연체율은 올 1분기 1.63%로 2003년 카드대란 당시 28.3%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003년 카드대란 때보다는 연체수준이 월등히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당시 순식간에 카드연체율이 몇 배로 올랐다"며 "현재 연체율이 낮다고 해서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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