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정부의 외국인 자본 규제 움직임은 큰 리스크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 에셋 매니지먼트 이머징 마켓 그룹 회장(사진)은 2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가별 자금 규제 움직임이 글로벌 경제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최근 각국 정부들이 외국인 자본에 대해 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 성장이 자유로운 교역과 자본 흐름 덕분에 이뤄진 만큼 규제는 글로벌 경제에 적신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한국 증시에서 유독 많은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유동성이 다른 증시에 비해 좋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S&P가 미국 채권 신용등급 강등한 이후 너도나도 현금 확보에 나섰다”며 자금 유출 배경을 설명한 후 “한국증시의 유동성이 좋아 다른 증시에 비해 자금이 많이 빠졌지만 외국인 투자자 뿐 아니라 국내 투자자들 역시 자금을 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이머징 마켓에 대해서 성장성이 높다며 긍정적 견해를 유지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지난 10년(2001~2011년)간 MSCI지수 기준 이머징마켓과 전세계, 미국의 성과를 비교했을 때 이머징마켓이 지난 10년간 9번 아웃퍼폼했다”며 “주식의 수요와 공급, 외환보유고 등을 비교해도 이머징마켓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증시가 급락하고 있지만 약세장(베어마켓)으로 보기는 이르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증시 하락폭이 35% 이상일 때 베어마켓이란 표현을 쓰기 때문에 지금은 상승추세 중 조정국면이라고 봐야한다“며 근거로 미국과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지난 2009년 서브프라임 사태 때의 하락폭을 만회한 것을 들었다.
그는 또 한국시장이 국민총생산(GDP) 규모로 볼 때 아직 이머징마켓에 속하지만 이머징마켓 내 한국 비중이 커진 만큼 외국인 투자자의 이목을 더욱 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모비우스 회장은 한국 증시가 더 떨어지면 한국 투자 비중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며 매력적인 투자섹터로 전자상거래 등 유통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분야를 꼽았다.
현재 템플턴 이머징마켓 펀드의 총 운용자산 508억달러 중 국내 투자 규모는 30억달러 정도다.
한편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1987년 템플턴 이머징마켓 펀드사 사장에 취임한 이후 1억달러로 시작한 펀드를 20년 만에 360억달러 규모로 키웠다. 지난 2006년 아시아머니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로 선정됐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신흥시장 전문 펀드매니저다.
뉴스토마토 김소연 기자 nic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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