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주호영)는 6일 인사청문회를 열어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과 자질 등을 집중 점검했다.
한나라당측 의원들은 대법원장의 인사권과 대법관 증원 문제 등 사법부 개혁에 대한 양 후보자의 소신을 물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양 후보자의 성남시 자택부지 다운계약서 의혹과 경기 안성 농지 취득 과정 등에서 위법성이 있었는지 등 도덕성을 검증했다.
양 후보자는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사법부의 여러 현안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조목조목 밝혔다.
박민식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대법원장이 법관의 인사 · 보직권을 모두 가져 제왕적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며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되면 스스로 권한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양 후보자는 이에 "법관의 인사권을 대법원장의 고유 권한으로 두기엔 법원 조직이 커졌다"며 "인사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국 법원장들에게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분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박준선 의원은 업무 부담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대법관 증원에 대한 입장을 질의했다.
양 후보자는 이에 대해 "대법관 수를 지금보다 더 증원하는 것은 헌법이나 법원조직법상 대법원이 본래 갖춰야 할 모습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대법관의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심리불속행제도의 기각률이 높다는 미래희망연대 김을동 의원의 지적에 대해 "세계 어느 나라나 상고제한 제도를 두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심리불속행제도는 상고제한제도 중 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후보자는 그러나 "심리불속행제도와 관련한 국민의 지적을 전혀 외면할 수는 없다"면서 "이런 문제를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법원의 외부와의 소통 문제와 관련해 "변협 등의 법관평가제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느냐"는 한나라당 이한성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외부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원칙론을 고수했다.
양 후보자는 성남시 자택 부지 매입에 대한 다운계약서 의혹 등의 제기에 대해 단호하게 부인했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이날 "1997년 4억500만원에 매입한 자택부지에 대한 당시 실제 거래가는 5억원이 넘었다"며 다운계약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 후보자는 이에 "4억500만원에 산 것은 맞지만 맹세코 다운계약서를 쓴 것은 아니다"고 답변하면서 적극 해명에 나섰다.
양 후보자는 이어 "얼마 전 그런 의혹을 제기한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그 직후 같은 동네에서 사는 이웃이 당시 자신도 비슷한 가격에 땅을 샀다고 알려왔다"며 "필요하면 자신의 계약서를 증거로 쓰라고 했다"고 말했다.
양 후보자는 또 "배우자가 형제들과 공동 소유했던 서울 성동구 행당동 건물에 대해 2005년 불법 증축 적발됐으나 자진 철거하지 않고 이후 4년 동안 부과된 1000만원의 이행강제금도 납부하지 않았다"는 전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처가의 일로 직접 관장하기 부적절했다"고 답변했다.
양 후보자는 이어 "그 사실에 대해서는 사실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재산은 처가 형제 네사람의 공유로 되어 있지만 제일 맏이가 관리를 했고 처는 전혀 관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 후보자는 그러나 경기 안성시 일죽면에 있는 농지를 취득할 때 거주지 주소를 기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사별한 아내가 자신 모르게 한 일”이라면서도 "가장으로서 불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시인했다.
국회는 7일까지 이틀간 인사청문회를 실시한 뒤 오는 9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표결로 처리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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