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보름 단위 가격 조사 때마다 최저치를 갈아 치우고 있는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초와 비교해 반토막이 난 상태다.
7일 시장조사 전문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CD 패널 9월 전반기 가격은 텔레비전(TV)·개인용컴퓨터(PC) 모니터·휴대폰용 가릴 것 없이 대부분 밀려났다.
LCD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TV용 패널은 북미·유럽시장의 TV 수요 부진의 늪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른 TV용 LCD 패널 공급과잉 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대표 제품인 40~42인치 HD(고화질) TV용 LCD 패널 가격은 이달 전반기 215달러를 기록, 전달 후반기 대비 4달러 내리며 다시 한번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340달러에 거래됐지만, 이후 TV 수요 부진과 패널 공급 과잉이 겹치며 끝 모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크기의 발광다이오드(LED) TV용 패널 가격도 이달 전반기 287달러를 기록해 전달 후반기 300달러선을 내준 뒤 추가 하락했다. 이 제품의 지난해 초 가격인 500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46인치 TV용 패널은 296달러로 지난해 초 447달러 대비 33.78% 내렸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원가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TV 제조사와 패널 업체 간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3분기 계절적 영향으로 수요가 반짝 증가할 수 있지만, 제조사들이 재고 관리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큰 폭 가격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유례없는 LCD 업황 부진이 좀처럼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LCD 패널 가격 추이는 최근 조심스레 '바닥론'이 불거지고 있는 디램(D램) 행보와는 딴판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조차 LCD 패널 가격 반등 시점을 점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PC 수요에 주로 연동된 D램 공급 초과율은 약 5%인 데 반해 TV용 LCD 패널은 20%나 된다"며 "D램은 감산을 통해 재고를 어느 정도 소진할 수 있지만, LCD쪽은 그 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LCD 패널 가격의 바닥을 가늠하는 게 아직은 어렵다"며 "이같은 업황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LCD 업체들이 최근 프리미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당분간 의미있는 수익 개선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