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서울 주유소 기름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최고 기록을 연일 뛰어 넘고 있다.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현물시장 가격과 국제 원유값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기름값은 한동안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서울 지역 보통 휘발유의 리터(ℓ)당 평균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2043.57원을 기록했다. 서울 경유가격 역시 1849.79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이날 휘발유가격은 제주·대구·울산을 제외하고 서울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올랐다.
오후 4시 현재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전일 대비 0.52원 오른 1942.99원을 기록했다.
정유업계는 기름값 상승 요인으로 국내가격을 선행하는 싱가포르 국제 현물가격과 환율 변동 등의 요인으로 꼽았다.
기름값이 오르는 것은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 석유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내 휘발유 제품 가격에 1~2주 시차를 두고 연동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휘발유 제품 주간 평균가격이 최근 지속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8월 둘째주 배럴당 115.68달러에서 8월 다섯째주에는 126.26달러까지 치솟았다.
정유업계는 "이달 들어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것은 국내 가격을 선행하는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추세라면 다음주까지 10∼20원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13일 기준으로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2042.93원을 기록했다.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 역시 1942.47원, 경유가격은 1744.47원으로 이달 들어 계속 상승했다.
◇ 서울 주유소 기름값, 유독 비싸
서울의 보통 휘발유 값은 지난달 29일 2011.70원을 찍은 후 14일까지 계속 오름세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4일 2020원, 6일 2030원, 9일 2040원을 넘었으며 추석 연휴 기간에도 휘발유 값은 계속 올랐다.
이달 1일 서울지역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18.34원으로 이날까지 약 2주동안 24원 가량 오른 상황이다. 특히 서울 지역 가격인상폭은 유독 타 지역에 비해 크다.
주유소 가격은 정유사 공급가격에 토지가격이나 임대료, 유지·관리비, 기타 서비스비용 등을 더해 결정된다.
주유소 관계자는 "서울은 임대료, 인건비 등 타지역에 비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많아 가격이 더 오를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가격 상승폭이 너무 커 정유업계가 명절 분위기를 틈타 수익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높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기름값 상승은 물가 상승에 따른 물류·관리비용 증가, 추석을 맞아 기름 수요가 증가하는 등 복합적인 상황을 전부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지역의 휘발유가격과 관련해 "서울 지역의 기름값이 다른 지역보다 빨리 올라가는 이유를 분석 중"이라며 "셀프주유소나 자가폴 주유소 같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알뜰형 주유소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소시모 "SK에너지가 기름값 상승 주도"
소비자시민모임은 14일 SK에너지가 서울 기름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송보경 소시모 석유시장감시단장은 "서울 지역 주유소 중 가격을 과도하게 높이 책정한 주유소 17곳 중 16곳이 SK에너지 주유소이고, 그 중 2곳을 제외한 14곳이 모두 SK에너지 직영주유소다"라고 밝혔다.
그는 "SK에너지의 경우 대리점을 통한 주유소 공급으로 유통단계가 한 단계 더 있어 일반 자영주유소의 가격이 다른 정유사 가격보다 비싸고, 직영주유소가 서울지역의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SK에너지에 해명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소시모는 2011년 9월 첫째주 세금과 정유사의 유통비용과 마진이 지난 2008년 고유가 당시 최고가였던 7월 셋째주 가격과 비교해 리터당 각각 89.88원, 33원 올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