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일 고공랠리를 펼치면서 환 헤지 여부에 따라 같은 운용펀드끼리도 수익률이 엇갈렸다.
환율 급등에 환 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들이 수익률이 높은 상황이지만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가 오래 가진 않을 것이라며 환 헤지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9.9원 오른 117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초부터 달러화 강세로 환율은 고공랠리를 펼쳤다. 지난 2일 이후 13거래일 동안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올라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118.55원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환 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들은 달러화 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고스란히 수익률에 반영, 해외주식형펀드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를 내놨다. 반면 환율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환 헤지를 한 해외주식형펀드들의 수익률은 저조했다.
지난 21일 기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CHINA2.0본토 자’펀드의 경우 환 헤지를 한 1호 펀드는 한달 간 마이너스(-)4.04%를 기록했다. 그러나 헤지를 하지 않은 2호 펀드는 1.09%로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인 -2.62%를 웃돌았다.
‘신한BNPP봉쥬르브릭스플러스자’도 환 헤지를 한 (H)형은 최근 1개월 수익률이 -3.73%를 나타냈으나 하지 않은 (O)형은 1.11%로 수익률 격차를 드러냈다.
이외에 ‘삼성미국대표주식자’펀드도 헤지 한 펀드는 6.44%, 헤지 안한 펀드는 11.72%의 성과를 보였고 ‘프랭클린템플턴재팬’펀드도 환 헤지 여부에 따라 각각 -0.23%, 4.97%로 수익률이 벌어졌다.
이처럼 동일한 운용 펀드 내에서도 환 헤지 여부에 따라 울고 웃었지만 전문가들은 환율 강세는 길어야 2~3개월일 것이라며 환 헤지를 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 과장은 “달러가 계속 강세 흐름을 보여야 헤지 안 한 펀드가 유리한데 미국이 돈을 어쩔 수 없이 풀게 될 것”이라며 “2013년까지 제로 금리를 유지하려면 달러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달러화 강세가 멈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글로벌리서치팀 팀장도 중장기적으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팀장은 “펀드의 환 헤지는 1년 단위로 하는데 반해 환율 급등은 2~3개월 반짝 나타나는 게 대부분”이라며 “글로벌 합의가 이뤄져 경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유출됐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다시 돌아올 것이고 따라서 원화 강세 기조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꾸준히 강세를 보였던 엔화 역시 지금까지와 다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은 “글로벌 재정 위기 속 유로화가 제 역할을 못해 그동안 엔화가 강세를 보였다”며 “일본 경제가 감당할 수준을 벗어났고 유로존 위기도 점차 해소될 것이기 때문에 엔화 역시 완만한 약세를 보일 것이며 따라서 지금 시점에는 환 헤지를 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