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강남 큰손'들의 투자 해법은

"유럽문제 해결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
"종목보다 지수..ETF 코덱스 등 투자"

입력 : 2011-09-28 오후 2:05:38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위기가 기회다"
 
주식시장이 급락할 때마다 통용되는 말이다. 1997~1998년 외환위기 당시 주가 상승을 예측하고 '베팅'을 해 큰 돈을 만졌던 이들은 2008년 금융위기 때 다시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고 위기를 즐겼다. 그리고 말했다. 살아가면서 이같은 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강남 '큰손'들에게 주식시장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그들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고 투자하는 듯하다.
 
유럽재정위기가 오늘 내일 끝날 문제도 아니고 이를 통해 제2의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해 있어 시간을 두고 투자타이밍을 찾자는 것이다.
 
황인일 미래에셋증권 WM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센터장은 "강남 거액자산가들은 현재 시점이 아닌 시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재정위기나 경기침체 등이 생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대두되는 가운데 개인 자산이 투입될 시점을 노린다기 보다 시간을 두고 대응 전략을 모색한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황 센터장이 밝힌 고액자산가들의 전략은 고액적립형 상품에 1~2년의 시간을 가정하고 지속적으로 적립하는 것. 이들은 일반 직장인들의 10만~100만원 단위가 아닌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을 매달 주식형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적립형으로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훈 우리투자증권 강남프리미어블루 부장도 "최근 강남 고객들은 소나기의 성격이 아닌 그리스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놓고 저울질 중"이라며 "현재는 공격적이기보다 수성(守城)의 전략시기"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강남 부자들은 코스피지수 1900선에서 현금화했던 돈으로 낙폭과대의 대형주 매매를 하거나 ETF 코덱스 상품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비중은 크게 줄였다.
 
윤형원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은 "최근 센터 고객들이 1700~1900 박스권을 설정하고 1800 중반에서 일정부분 현금화해 주식비중을 50% 이내로 줄였다"며 "20~30%는 현금화해 매수 여력 자금으로 보유 중"이라고 귀뜸했다.
 
윤 부장은 "너무 장기적인 관점에서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주도주에서 내수주쪽으로 리밸런싱하며 지수를 방어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며 "ETF 코덱스 상품에도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과 같은 하락장에서는 종목보다 지수와 연관된 상품으로 투자에 더 관심이 쏠린다고 한다.
 
황인일 센터장은 "주가연계증권(ELS) 종목형이 아닌 지수형도 지수가 1년 이내에 800~900포인트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연 10%의 수익을 낼 수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문의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절세도 고액자산가들의 재테크 목록 중 하나다.
 
황 센터장은 "브라질 국채 등 비과세 채권도 연 9%의 수익을 낼 수 있어 고액자산가들에겐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2014년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개최되고 풍부한 천연자원 보유 국가인 점도 디폴트(국가 부도) 위기에서 한켠 물러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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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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