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정협기자] 월간 경상수지 흑자가 급감하면서 국내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8월 중 국제수지'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는 전달보다 89.9% 줄어든 4억달러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1월의 1억5000만달러 이후 7개월만의 최저치다.
◇ 상품수지 흑자 31개월만에 최저..수출 '비상'
8월 수출은 459억4000만달러로 7월의 491만8000만달러에 비해 6.6% 감소했다.
철강제품(-19.1%), 승용차(-17.6%), 선박(-17.6%), 기계류와 정밀기기(-12.8%) 등은 두자리수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수입은 453억6000만달러를 기록, 3개월만에 최대치로 집계됐다.
수출이 줄어들고 수입이 늘면서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4억8000만달러에 머물렀다. 7월의 47억3000만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89.9% 줄어들었으며, 2009년 1월의 24억4000만달러 적자 이후 가장 적은 흑자규모다.
한국은행은 흑자 감소의 원인을 계절적 요인으로 돌리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목표(155억달러)달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양재룡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7월 말에서 8월 초에 휴가가 집중됐고 일부 공장의 경우 아예 모든 생산시설을 멈춘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휴가철과 비교해도, 올해 7~8월 상품수지 흑자합계(52.1억달러)는 지난해 같은기간의 81억달러에 크게 못미친다.
◇ 당국은 "괜찮다"지만..앞으로가 더 걱정
시장에서는 상품수지 흑자감소의 원인을 IT를 비롯한 주요 산업의 글로벌 경기둔화에서 찾고 있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의 8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3.0%와 22.1% 감소했다. 7월에도 두 품목의 수출은 11.8%와 21.0%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선박과 자동차 등 비교적 사정이 나은 품목들도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수출 주력산업들중 선진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품목은 조선(26.5%), IT(22.2%), 자동차(16.0%), 기계(10.2%) 의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유로존 재정위기 등 선진국 경제 악화가 계속될 경우, 주력 수출품목들이 동반 부진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더군다나 미국 등 선진국의 침체는 중국 등 신흥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할때 우리나라 수출물량은 6.8%포인트 하락한다"며 "세계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점진적으로 수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