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상욱기자] 정부의 고등학교 졸업자 채용 확대 방침에 금융투자업계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
신입사원 공채를 4년제 대학 졸업자만을 대상으로 진행키로 한데다 오히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상위권 대학에서 개최한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학생들만 취업 시 우대키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한국금융지주(071050) 계열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2011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지원을 받고 있다. 지점영업, 본사영업, 리서치, IT 등 정규직 신입사원을 모집하며 응시자격은 학사학위 소지 또는 소지 예정자 이상이다. 고졸은 아예 지원 자격에 없는 것.
한국투자증권은 매년 상반기, 하반기에 나눠 각각 100명 이상을 채용, 증권업계에서 가장 신규 채용을 많이 한 증권사 중 하나며 이번 하반기 공채에서도 최대 200명까지 뽑을 계획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유상호 사장이 직접 서울 주요 대학의 채용설명회에 참가해 지원을 독려했으며 설명회 참석 인원들에 한해서는 입사 지원시에 특혜를 약속했다.
이와 관련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채용설명회에 참석하면 희망자들로부터 인적사항 카드를 받아 데이터를 저장해 둔다"며 "취업 지원을 할 때 언급하면 확인해 우대를 해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지원자는 "지역 권역별로 한 곳 쯤은 (채용설명회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지방은 (설명회에) 가기 힘든데 서울 사람들만 우대를 받는다는 게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높은 대학 등록금이 우리 사회의 병폐로 부각되면서 고졸 채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대졸 4500명 외에 고졸도 3700명을 신규 채용키로 하는 등 재계도 이에 동참하는 중이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한국거래소가 고졸 채용 방침을 공표했고 한국금융투자협회 역시 신입사원 중 20%를 고졸 출신으로 채용키로 발표했다. 금투협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증권업계 전체의 고졸 채용 계획을 파악,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발 맞춰 대우증권은 하반기 대졸 신입외에 고졸 신입사원도 선발한다. 우리투자증권도 고졸 채용을 추진 중이며 미래에셋증권은 대졸 공채와 별도로 고졸 사원을 뽑기로 했다.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등도 고졸 채용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고졸 직원을 뽑아도 투입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