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과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가 거물급 공인회계사의 이직을 둘러싸고 벌인 법정공방에서 삼일회계법인이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수석부장판사 최성준)는 삼일회계법인이 자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해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긴 시니어파트너 백모 회계사를 상대로 낸 경업금지가처분 신청에서 “백씨는 2011년 12월31일까지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백씨가 삼일회계법인의 파트너로 가입할 당시 경업피지를 규정한 기본규약을 준수할 것을 서약했고, 이후 경업피지 규정을 구체화할 때에도 파트너위원회 위원으로서 의견을 제시한 사실 등을 종합해보면 백씨는 삼일회계법인의 경업피지규정을 적용받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삼일회계법인에서의 근속기간이나 담당업무, 탈퇴 전 가졌던 지위 등을 고려할 때 백씨가 지득한 정보나 노하우 또는 신뢰관계 등이 삼일회계법인 소속의 공인회계사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삼일회계법인의 전직을 금지하는 조치로 보호할 만한 이익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백씨가 2010년 한해에만 약 10억원의 보수를 받고 탈퇴할 당시에도 거액의 퇴직금과 특별퇴직위로금을 지급받았으며, 탈퇴시에도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이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며 "이같은 사정을 종합해보면 삼일회계법인의 기본규약 및 경업피지규정은 적어도 탈퇴 후 1년간 규모 기준으로 국내에서 상위 10위 이내에 해당하는 법무법인 또는 법률사무소의 구성원 등으로 근무하는 것을 금지하는 범위 내에서는 공서양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백씨는 1982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한 뒤 2003년 7월부터 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0년 12월 퇴직한 뒤 올 1월부터 김앤장법률사무소에 입사해 근무했다. 이에 삼일회계법인은 "백씨가 경업피지의무를 위반한데다 영업 및 경영상 비밀과 노하우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지난 6월 경업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